양국 의원연맹 창립 50주년 맞아 공동성명 발표…北 도발 규탄인도태평양 평화유지 재확인·동북아 주요국 간 안보 대화 추진"강제징용 문제 해결 위해 각자 정부에 한일 정상회담 촉구키로"
  • ▲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오른쪽)과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43차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오른쪽)과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43차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한일 양국 의원연맹이 3일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며 양국 의회 간 안보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고려해 에너지 안전보장, 공급망 강화 등 경제안전 보장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일 의원연맹 "北 탄도미사일 위협 규탄한다"

    양국 의원연맹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성명 발표를 통해 "양국 의원연맹은 한일 양국의 발전, 미래,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간 여러 현안 해결을 향해 양국 정상이 진지하게 회담하고 새로운 한일 양국관계의 모습을 촉구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며 "198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선언 정신으로 되돌아가 한일 양국관계를 조속히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 의원연맹은 이날 약 2시간에 걸쳐 안보외교, 경제과학, 사회문화, 법적지위, 미래위 등 각 상임위에서 다양한 의제를 놓고 비공개회의를 했다. 이후 위원회별 토의결과를 발표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이다.

    공동성명에서는 특히 최근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을 향한 규탄사가 담겼다. 성명에는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 규탄과 함께 이를 대처하기 위한 한일 양국 의회 간 안보대화 적극 추진 △북한에 의한 납북 등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자국 정부에 조치촉구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이 용인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평화유지 중요성 재확인 및 한일 의회 차원 동북아 주요국 간 안보대화 적극 추진 등이 담겼다.

    일본 측서 지소미아 비롯한 군사정보 교류 문제 정상화 요청

    안보외교분야를 담당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 측에서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를 비롯한 군사정보 교류 문제도 조속히 정상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또 한일 간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 정상회담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각자 정부에 촉구하자고 일본 측에서 제안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틀 연속 도발을 이어가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났다며 일부 지역에 피난 경보를 내렸다가 미사일이 동해(일본해)상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이를 정정했다.

    북한은 전날엔 동해와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과 방사포 등 125발을 쏘며 도발했고, 1발은 동해 NLL(북방한계선) 이남 26km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 분단 이후 NLL 이남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낙하한 것은 처음이다.

    양국 의원연맹은 또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감안해 공급망 강화 등 경제 안전보장 분야에서 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양국이 경제적 리더국 지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반도체·축전지·수소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인재육성, 청년층, 고용촉진을 위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기초연구를 비롯한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사회문화 분야에선 조선통신사 등 근대 이전 한일 교류사 연구를 촉진하기로 했다. 미래분야에선 코로나 사태 이후로 끊긴 청소년 상호교류사업 재개, 2025년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성공과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양측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협력을 추진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 쿼터제 도입 등 여성의 정치 참여 촉진 노력 △2023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파트너십 선언 25주년임을 감안해 이를 기념하는 특별기획행사 공동 추진 등을 담았다.

    日 총리 "한미일 협력, 지금만큼 중요한 시기 없다"

    양측 의원연맹은 앞서 이날 오전 서울 명동 롯데호텔에서 합동총회와 양 연맹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됐으며, 한국 측에서는 정진석(국민의힘) 회장과 윤호중(더불어민주당) 간사장 등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 등 일한의원연맹 방한대표단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자리했다.

    정진석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은 "7차 핵실험을 목표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고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며 "핵보유국 북한과의 대치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일 양국의 경제협력, 안보협력이 이전보다 더욱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보내온 축사를 통해 "북한의 활발한 핵·미사일 활동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2년 반에 걸친 코로나 위기, 에너지·식량 위기와 이에 따른 물가 상승 등 국제사회는 역사적인 분수령을 맞고 있다"며 "규범에 근거한 국제질서가 위협받고 있는 현재 한일, 한미일 협력이 지금만큼 중요한 시기는 없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