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5년간, 미사일 고도화 시간 벌어줘…통탄할 노릇"
  •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가 3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긴급 당정협의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북한이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탄도 미사일 3발을 추가로 발사하면서 회의를 잠정 연기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두고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다"며 "결연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北, 또 미사일 발사… 장거리 1발·단거리 2발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단 공지를 통해 "오늘 아침 북한 미사일 추가 발사로 인해 오늘 예정이던 북 미사일 도발 관련 긴급 당정협의회는 취소됐다"고 전했다.

    당초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북 미사일 도발 관련 긴급 당정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국가 애도 기간 중이지만 북한이 전날 미사일과 방사포를 포함해 120발을 퍼부으며 도발을 한 만큼 관련 상황을 당정이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40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과 8시39분경부터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야 하는 인원들을 여기에 부르는 게 안 맞았다"며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군 당국의 현장 대응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당정협의회가) 취소가 아니라 연기된 걸로 봐야 한다"며 "(사태가) 수습되면 바로 (당정협의회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北, 7차 핵실험 명분 쌓기… 그대로 묵과할 수 없어"

    국민의힘은 북한의 연이는 도발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전례 없는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데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결연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어제 북한이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우리 NLL(북방한계선)을 넘어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고 그 탄착 지점은 다름 아닌 우리의 영해 바로 근처, 사실 우리의 영토나 다름없는 곳에 탄착이 됐다"며 "이것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연이은 도발을 강행함으로써 7차 핵실험의 명분 쌓기를 시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이러한 탄도미사일 도발, 특히 우리의 영토나 다름 없는 곳에 도발이 이어지는 것을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다"며 "우리 군은 단호한, 결연한 태도로 응징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말로 이룰 수는 없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신기루와 같은 종전 선언에 집착했고, 김정은에게 핵 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 통탄할 노릇"이라며 북한의 행태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국지 도발은 끊임 없이 계속될 게 분명하다. 군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북한이 억지할 수 있는 압도적 군사역량을 갖출 때만 우리는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은 전날(2일)에는 오전부터 약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미사일 20여 발과 100여 발의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

    북한은 2일 오전 6시51분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4발, 8시51분에는 동해상으로 3발, 9시12분에는 다종 미사일 10여 발을 동·서해상으로 쐈다. 이후 오후 4시30분에도 동·서해상으로 다종 미사일 6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특히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26km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는데, 분단 이후 NLL 이남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낙하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맞서 우리 군도 전투기를 동원해 NLL 이북 공해상을 향해 공대지미사일 3발을 발사하며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또 북한은 전날 오후 1시27분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100여 발의 포병 사격을 가하며 9·19 남북군사합의도 위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