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예방주호영 "與, 국회에선 야당"… 박홍근 "與가 발목잡기로 몰아"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가 21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을 향해 윤석열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여야가 상생하고 협치할 것을 강조했다.

    '권성동 후임' 주호영, 취임 첫 박홍근 예방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예방했다. 이 자리는 주 원내대표가 선출된 후 처음 마련된 것이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박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는 당내에서의 신임뿐만 아니라 우리 야당에서도 기대가 크다"며 "2년 전 국민의힘 초대 원내대표를 맡으며 여야 협력적 모습을 이끌어 줬다"고 치켜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가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이나 예산에서 성과를 내야 할 때 협치·협력의 리더십을 가진 분께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된 만큼 국민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질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제가 지난 3월 말 원내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여야 대선 공통 공약을 처리하자고 일찌감치 몇 번 제안했는데, 그동안 진행되지 않았다"며 "그 부분 중에도 12개를 이미 제안했는데,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성과가 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한 강물을 먹는 파트너이지 적이 결코 아니다"라고 전제한 박 원내대표는 "같이 마시는 물에 독극물을 풀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서로 경쟁할 것은 경쟁하면서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지혜와 경륜과 인품이 뛰어난 주 원내대표와 함께 풀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불과 얼마 전까지 여당을 했던 당인데 서로 입장을 바꿔 역지사지하고 국민에게, 대한민국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것이 뭘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나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선에서 이겨서 여당이 됐지 국회에서는 야당과 마찬가지"라며 "민주당의 협력 없이 국회 결정이 어렵고, 민주당 의원들의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기에 서로 논의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 자리에서는 양당의 원내대표 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 후 박 원내대표는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선거에서 졌음에도 반성 없이 정부·여당의 행보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발목 잡기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며 "야당이 하는 일에 대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치부하지 말고 경청하면서 서로 접점을 찾는 혜안과 포용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주 원내대표는 "제가 귀가 커서 남의 말을 잘 듣는다고 하는데, 민주당 말씀을 잘 경청하고 수용하겠다"며 "논평을 하더라도 품위와 격조를 갖춰서 제안을 위주로 하지, 원색적인 과장, 기분 나쁜 모독적인 것을 하지 않고 정치가 품위를 말하면서 같이 갈 수 있는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두발언 후 양 당의 원내지도부는 비공개로 회동을 진행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국회가 어느 때보다 여야 상황 어렵지만 상생과 협치의 정신으로 돌아가 서로의 입장을 바꿔 의회정치의 꽃을 피우자고 부탁을 드렸다"며 "박 원내대표도 그런 취지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도 접견 뒤 "주 원내대표가 임기 동안 국회역사에서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며 "가령 국회의장단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개헌에 대한 의사에 동의하면서 국회에 논의를 주문했다고 들었다. 국회의장도 강조한 바 있기 때문에 협조해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번 원 구성 협상에서 있던 것처럼 국회 제2선진화법을 만들 시기"라고 강조한 박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를 둘러싼 2년마다의 악순환적인 강경대립, 예산결산위원회의 형해화된 심사권 등을 실질적으로 고칠 수 있는 계기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해 보자는 말씀도 드렸다"고 전했다.

    또 "인사청문제도의 맹점이라 할 수 있는 신상공개로 좋은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역대 정권이 하소연했고, 이를 비공개로 하자고 여야가 번갈아가면서 말했다"며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같이하는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 성과를 내고, 적용해야 한다면 다음 정부나 차기 국회부터 하자고 타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동을 통해 양당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운영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또 이날 본회의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감사계획서도 채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