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현 지도부, 실력 다 드러나… 밑천 보였다"윤상현 "물러나는 게 당과 대통령·정치 살리는 길"김태호 "사태 수습의 첫 단추는 권 원내대표 사퇴"
  •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법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함에 따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집행이 정지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한 가운데, 당내에서는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안팎으로 권 원내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권 원내대표의 대한 거취를 뒤로 미루기로 결정함에 따라 당내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최다선(5선)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 의원은 "책임정치의 시작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라며 "현재의 지도부가 이대로 있는 한 무능적 공백상태와 갈등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결정은 잘못된 것이다. 현 지도부는 그 실력이 다 드러났다. 당초 이 전 대표에 대한 처리방식이 세련되지 못했다"며 "지난 비대위 전환의 기본 발상에 사익이 앞섰다. 국민에게는 다 보인다고 하는데 왜 본인들은 못 느끼나. 밑천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또 "현 지도부는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 이번 의원총회의 결정은 국민과 당원을 졸로 보는 것"이라며 "새로운 원내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되어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빠르고 깔끔하다. 새로운 지도부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의 국정기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당이 공정과 상식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지도부가 혼란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정통성을 구해야 하는데 권 원내대표는 이미 그런 정통성을 상실했다고 본다"고 꼬집기도 했다.

    4선 중진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내비쳤다.

    윤 의원은 "어제 의총에서 네가지를 결정했으나 제가 보기에는 정치와 민주주의, 당과 대통령 등 네가지를 죽인 결정"이라며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정치와 민주주의, 당과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3선 김태호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권 원내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태 수습의 첫 단추"라며 "오기를 부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해서 법원 결정은 피해갈 수 있어도 민심은 피해갈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의 책임론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의 실수가 반복될 때마다 불안한 리더십으로 인해 권 원내대표의 사퇴는 지속적으로 거론됐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나눈 '내부 총질' 문자 공개가 있다. '내부 총질' 문자 파문은 '주호영 비대위'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앞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국면에서는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당내 여론을 모으지 않고 받아들여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사적채용 실언 등으로 공개 사과를 한 사례만 세 차례에 달해 '프로 사과러'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가 책임을 통감하며 직을 내려놓기 전까지 '주호영 비대위' 체제 전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당사자인 만큼 권 원내대표를 둘러싼 사퇴론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