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중차대한 시기에 지도부가 尹대통령 돕기는커녕 부담 줘"'권성동 원톱' 지지한 安, 일주일 만에 "재신임 안 되면 조기 전대"권성동, 이준석 공백으로 최고권력 잡았지만… 잇단 사고로 위기 자초
  •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조기 전당대회 등 지도체제 개편 논의에 힘을 실었다.

    당초 김 의원이 선제적으로 지도부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좀처럼 당 상황이 안정되지 않자 안 의원까지 불을 붙이고 나선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문자 공개 사태' 등으로 리스크를 자초하면서 정권 초반 국정동력을 상실할 위기에 놓이자 '원톱'에 책임을 묻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오늘 주춤하면 내일 없어, 비상한 조치 해야"

    김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중차대한 시기에 우리 당 지도부가 땀 흘리며 일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돕기는커녕 부담을 줘 마음이 무겁다"며 "오늘 주춤하면 더이상의 내일은 없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949년 인구총조사를 시작한 이래 72년 만에 우리나라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한다"며 "지난해 11월 기준 5173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000명, 0.2%가 줄었다"고 인구감소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이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진 공정과 상식도 하루빨리 바로세워 나가야 한다"며 "모든 국가정책을 출산·양육친화적인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총력전을 펼쳐야 하고, 이민정책도 세금정책도 더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지도 책임을 진 사람에게 선당후사, 선공후사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라며 "지금은 비상시기다.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인구감소를 우려하며 말문을 열었지만, 사실상 혼란한 국민의힘이 윤석열정부 집권 초반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으며 지도체제 개편 신호탄을 다시 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후 당 내부를 수습하기 위해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선제적으로 나선 바 있다.

    이 대표가 여의도를 떠나며 당 최고권력을 잡은 권 원내대표는 최근 사적 채용과 윤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 노출 등 잇단 자책골로 당 내 잡음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현진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할 뜻을 밝히고 국민의힘 일부 초선의원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을 촉구하는 등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여당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권경쟁 뒤처질라 태도 바꾼 안철수

    일주일 전인 지난 21일 '권성동 원톱' 체제 지지를 선언했던 안 의원도 조기 전당대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권 원내대표가 흔들리는 리더십으로 좀처럼 당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하자 차기 당권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말을 바꾼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음에도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진행자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다음주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고 묻자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여당이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면 국민은 물론이고 당 내에서 건전한 비판이 제기되고 차기 지도부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경고한 안 의원은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건강한 여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경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이 나도 복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안 의원은 "사상 초유의 징계를 집권한 지 얼마 안 된 여당 대표가 받았다"며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밝혀져도 문제가) 완전히 없다고 만들기는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