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불허 결정에… "파쇄하든지 접수하든지" 서류 놓고 가버려 민주당 선관위 접수 거부… 조오섭 대변인 "아예 접수가 안 돼"
  •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2일 오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총사퇴를 밝힌 직후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강민석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6월 2일 오전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총사퇴를 밝힌 직후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강민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이 도래한 가운데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후보 등록 강행을 시도했으나, 서류 접수가 거절되며 무산됐다.

    민주당은 박 전 위원장이 자격 미비로 접수 자체가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지현 "파쇄하든 말든" 실랑이 벌이기도

    박 전 위원장은 18일 오전 국회에 마련된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총괄관리분과를 방문해 전당대회 당대표예비후보 등록을 시도했다.

    박 전 위원장이 신청서를 건네자 접수처 관계자는 "당직 선출 규정에 따라 피선거권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서류 접수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 양해를 부탁한다"며 접수를 거절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자격요건 해당 여부는) 서류를 받아보고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날 동행한 박 전 위원장의 측근도 "위원장님의 입당 날짜가 언제인지는 아느냐"며 "서류를 접수하고 검토해야 미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지, 거부부터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관계자가 "당직 선출 규정에 따른 자격 미비인 부분은 저희가 다 알고 있다"고 답하자 박 전 위원장은 "받아보시고 당이 알아서 해 달라. 파쇄하든지 접수하든지 그건 당에서 처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접수처에 서류를 두고 나왔다.

    박 전 위원장은 접수처 앞에서 '후보 등록이 돼도 내부에서 의결이 안 될 수 있는데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결정을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대표후보 등록이 거절될 경우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는 "일단 책 집필하고, 시간 좀 가지고 천천히 생각해보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후보 자격 미비로 접수 못하고 '문전박대'"

    박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거부된 것과 관련 "저의 후보 자격 미비로 서류 접수가 안 된다는 당 선관위의 태도는 부당한 문전박대"라며 "비겁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전 위원장은 18일 오후 "후보 접수도 안 된 상황인데 선관위가 제 후보 자격을 이미 살펴봤다는 것인가. 선관위가 무슨 자격으로 당원의 개인정보 등을 미리 살펴보았다는 것인가"라며 "당 선관위는 제가 접수한 서류를 정상적으로 심사해 주시고 서류 반려든 뭐든 그 결과를 저에게 통보해 주시기 바란다.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재명 의원과 우상호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거론하며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했다. 박 전 위원장은 "오늘 이재명 후보도 저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가장 유력한 당권주자의 말이니 당 지도부가 무게 있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도 제 출마가 전당대회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두 분 다 내가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발언이 아니라면, 현명한 판단을 하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조오섭 "박지현, 자격 미비로 접수 안 돼"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박 전 위원장의 후보 등록 여부와 관련 "반려가 아니라 아예 접수가 안 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조 대변인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 후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확인해본 결과, 박 전 위원장은 자격 미비로 접수 자체가 안 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전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월께 입당해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피선거권'은 권리 행사 시행일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해 12개월 이내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에게만 부여되기 때문이다.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지만,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불허하며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문 앞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후 "후보 등록이 반려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반려 명분이 충분치 않다고 믿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