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재명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객관적으로 봐도 심각한 문제" 직격탄"변호사비 대납문제는 아귀 안 맞아… 대납했을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조응천 "이재명은 민주당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 위기의 일부"박용진 "선거에 연이어 패배한 장수가 또 패배 맞이하도록 좌시해선 안 돼""이재명은 단 한 번도 무언가를 책임진 적이 없다" 국민의힘 박민영도 비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끝내 당대표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 본격화와 당 내 계파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설훈 "李, 당대표 되면 민주당 분열"

    이 의원과 당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 설훈 민주당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전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폭주 기관차는) 당연히 이재명 의원"이라며 "폭주보다 더한 표현을 써도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 내 분열 전망 의견을 두고는 구체적으로 "친이재명, 반이재명 이렇게 나뉘는 것"이라며 "반명(반이재명)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1년 반 뒤에 국회의원선거를 하는데 만일에 이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그 분열이 더 심화될 것인데 그래서 총선을 어떻게 치를 것이냐"며 "본인은 당이 위기이기 때문에 나가서 자기가 정리하겠다 이런 입장인데 상당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대장동 의혹을 보더라도 지금 구속된 사람들이 이 의원의 측근 중의 측근" "성남FC 후원금 문제는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문제가 심각하다" "변호사비 대납문제는 아귀가 안 맞다. 누군가 대납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적 시각"이라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여당 입장에서는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 참 좋은 입장"이라고 언급한 설 의원은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바둑에서 꽃놀이패라는 것이 있는데 그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에 손실이기 때문에 여당은 반길 것이라는 뜻이다.  

    조응천 "이재명은 위기의 일부"

    당 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 의원의 출마를 비판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의원은 민주당의 해법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 위기의 일부"라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이 의원과 사법연수원(18기) 동기다.

    조 의원은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주위의 사람을 보면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알 수 있다"며 "'검수완박'과 '위장탈당'을 밀어붙이고 민심보다는 강성 당원을 향해 구애하던 의원들이 이 의원 주위에 넘쳐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 안팎에서 반성과 혁신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지금까지도 공식적으로는 당의 이름으로 어떠한 결과물도 내놓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전제한 조 의원은 "양대 선거 패배에 큰 책임이 있다고 자인하신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우리가 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는지 당 공식 입장을 밝히자'고 외치는 것이 공허한 메아리가 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이 의원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을 겨냥해 "과거 5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강성 팬덤의 폭력적 집단행동에 당이 휘청거리고 당의 결정이 번복될까 두렵다"며 "강성 팬덤의 최대 수혜자로 여겨지는 분이 대표가 되겠다니 하는 말"이라고 개탄했다.

    또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 "솔직히 강제수사와 기소 여부는 검·경의 맘에 달려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도한 대로 대표가 된다 한들 당대표가 본격적으로 수사 대상이 되면 당이 민생에 전념하는 것 자체가 사치로 치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질 것이라고 본다"며 "검찰과 경찰에서 많은 수사가 진행 중이지 않나. 그러면 이재명 의원도 당대표가 되더라도 싸울 것은 싸우고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대표에 도전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부산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하며 "무의미한 안방대세론으로 우리는 승리할 수 없다"며 "선거에 연이어 패배한 장수가 또다른 패배를 맞이하도록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이 의원을 견제했다.

    與 박민영 "조국사태 시즌 2될 것"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 의원은 단 한 번도 무언가를 책임진 적이 없다"며 이 의원의 출마를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17일 페이스북에 "대선에서 패배한 뒤 자기만 살겠다며 연고도 없는 계양을에 출마했고, 지선 패배의 책임이 있음에도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런 과거를 국민께서 뻔히 아시는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대국민 기만이자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한 박 대변인은 "이 의원은 이미 국고손실 등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의원 추대는 명백한 '조국사태 시즌2'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 의원은 자신을 향한 검·경의 수사와 관련, 떳떳하다는 태도다. 이 의원은 전날 출마선언 후 '사법 리스크가 거론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조용히 진실을 찾아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꽹과리 치고 동네 소문내는 것이 주 목적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