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 구성 협상 조건으로 국민의힘에 사개특위 참여 요구국민의힘 "국회의장 선출 양보… 민주당, 말도 안 되는 억지 부려"
  •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여야가 극적 합의로 국회의장을 선출한 지 일주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여전히 원 구성 협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설치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관련해 견해차가 여전한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1일 중으로 원 구성 협상을 타결하자고 압박했지만, 국민의힘은 "적반하장"이라며 상임위원장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으로 대응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혼란한 틈을 타 민주당이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이 조건 없이 의장단 선출에 협조하고 양보했다"고 상기한 권 원내대표는 "이제 민주당이 조건 없이 상임위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야는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김진표 민주당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한 달 넘게 '공백상태'가 지속되던 국회가 의장단을 선출함으로써 정상화의 시동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의장을 선출했음에도 일주일째 원 구성 협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원 구성 협상의 핵심은 법사위원장 자리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위한 국민의힘의 사개특위 참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은 사개특위 위원이 총 13명으로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석 수 차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사개특위 날치기'를 우려해 민주당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중재안으로 사개특위 위원을 여야 5 대 5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기로 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에서는 이를 거부한 상황이다.

    양 당의 원내수석부대표는 10일에도 원 구성을 협상을 위해 국회에서 1시간가량 비공개로 회동했지만,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계속 지연되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원 구성 협상이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과 의도적 지연술로 인해 전혀 진전이 없다"며 "오늘 중에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민주당은 국회의장께 민생경제특별위원회·인사청문특위에 착수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 차질이 국민의힘 내부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사실상 협상 시한을 11일로 못 박은 것이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당리당략적 목적에 따라서 우리 당을 규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사개특위 구성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지적한 권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이 무슨 관련이 있겠나. 아무 관련 없다"고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선출을 하면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고 국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야당의 터무니없는 정치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당의 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상임위원장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선관위원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위원으로는 양금희·박형수 원내대변인과 홍석준·김병욱·이종성·전봉민 의원이 임명됐다.

    국민의힘은 선관위를 구성함으로써 원 구성 협상 타결에 대비해 협상에 이르는 대로 상임위 활동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