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與, 협력적 국정운영 방향보다 강 대강 국면으로 몰고 가"국민의힘 "한 가족의 인권 두고 정략적 공격 운운… 최악의 대응"
  •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강민석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강민석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발언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포함한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민생보다는 친북 이미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우 위원장을 향해 "민생·안보 운운하며 표리부동한 망언을 내뱉는다"며 다시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국가권력에 대한 폭력을 강하게 비판했던 우 위원장의 과거 행태와 최근 언행이 다르다는 점에서 비판의 물결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우 위원장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협력적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방향보다는 강 대 강 국면으로 몰고 가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판단해 강력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자료 열람에 협조하지 안겠다고 밝힌 우 위원장은 "저는 (과거) NLL 관련된 자료, 정상회담 관련 자료도 (공개를) 반대했다. 왜냐하면 남북정상회담이나 국가안보와 관련한 주요 첩보 내용을 정쟁을 위해 공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우상호 "여당 의원도 '월북이네' 했다"

    그러면서 "이 정보를 공개하면 어느 첩보기관이 어떤 루트로 감청해서 어떤 정보를 빼내는지 북한이 알게 된다"며 "우리나라 감청기관의 주파수를 다 바꿔야 하고 북한과 접촉하는 휴민트를 다 무력하기 위한 목적이면 3분의 2 의결로 공개하자. 정말 무책임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 위원장은 "국가 안보상의 이유 때문에 공개하지 말라는 것이지, 내용이 불리해서 그런 게 아니다"며 사건에 대한 '월북'이라는 판단 자체는 틀리지 않았음을 재차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지금 여당 의원들도 다 보고 '월북이네' 이렇게 이야기한 적 있다. 어떻게 이런 내용을 정쟁으로 바꾸느냐"며 "해경의 발표는 '월북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한다. 해경이 정보가 없다는 얘기다. 다른 정보당국은 있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도 어제 통화했는데 '미치겠다. 공개하고 싶은데 처벌받을까봐 (못한다)'고 펄펄 뛰더라"고 전했다.

    우 위원장은 "정국을 이렇게 몰고 가면 다가오는 경제위기와 민생위기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라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완성한 제가 이 정도 국면도 극복 못 할 거라 보면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저런 식이니 망하지'라는 생각 들어"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1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 "(피격된 공무원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해경이 2020년 '피해자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중간조사 결과 발표를 뒤집은 것이다.

    이후 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이와 관련해 진상 규명을 시도하는 것을 두고 "지금 시기에 왜 그것을 하나 모르겠다", "그게 왜 현안이냐", "국정 우선과제 중 그것이 중요한 일인가" 등의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우 위원장의 간담회 발언과 관련 "'저런 식으로 하니까 망하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최악의 대응을 보여주고 계신다. 우 위원장님 과거 말씀처럼"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심지어 탄핵까지 거론하며 전 정부 수호 의지를 내비치셨는데, 그 결기를 피해자를 위한 진상규명에 쏟을 수는 없는 건가?"라며 "'민생보다는 개혁이 우선'이라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을 때도 찍소리 못하던 민주당 아니었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35년 전, 청년 우상호가 지옥의 수문장 같은 표정으로 민생, 안보 운운하며 표리부동한 망언을 내뱉는 지금의 우 위원장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라며 "'탄핵 1순위 적폐의 몸통' 쯤으로 여기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 "우 위원장은 한 가족의 인권을 두고 정략적인 공격 운운하며 '문재인 죽이기, 전 정권 죽이기'라 치부하고만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억울한 죽임을 당한 국민의 인권을 대하는 민주당의 인식은 한 치의 변화도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우 위원장 발언은)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행동"이라며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그걸(진상규명) 하지 않으면 경제가 발전한다는 논리인가. 전혀 무관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월북몰이도 민생 망친 것도 민주당"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우 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우 위원장은 진상규명보다 민생이 중요하다고 했다. 해수부 공무원을 월북몰이 한 것도 민주당이고, 민생을 망친 것도 민주당"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자신의 죄를 또 다른 죄로 덮어보겠다는 심산인가"라고 반문했다.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피해자인 이대준씨의 아들이 윤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공유하며 "대한민국 공무원 이대준씨는 월북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사건 당시 월북으로 판단할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그렇다면 근거를 공개하라"며 "그리고 윤 의원은 '월북이 아니다는 증거'를 가져오라는 궤변을 그만두십시오. 중세 마녀사냥 때나 즐겨 쓰는 반지성적 폭력"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끊임없이 정의와 인권을 강조하지만 딱 두 곳이 예외입니다. 하나는 민주당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라고 말한 권 원내대표는 "내로남불을 넘어 북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