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박순애·김승희 의혹 손가락 10개로 열거할 수 없어" 국회 18일째 마비… 與 "국회 정상화로 민생현안 챙기자"
  •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김승희)-교육부 장관 후보자(박순애) 검증 TF 합동회의에서 철저한 인사검증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김승희)-교육부 장관 후보자(박순애) 검증 TF 합동회의에서 철저한 인사검증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검증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두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원 구성 지연에 따른 국회 공백 장기화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이 어려워지자 먼저 TF를 구성해 인사검증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민생과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임명 용납 못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김승희·박순애 장관후보자 검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국회가 원 구성되고 청문회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빨리 이분들에 대한 신변을 정리하고 자진사퇴건, 지명철회건 (결정해서) 후임자를 물색해 문제 없는 분을 국회에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밟기 전에 손가락 10개가 아쉬울 정도로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의혹들이 제기됐다"고 지적한 박 원내대표는 "본격적으로 언론과 의원들이 자료에 기초해 파헤치기 시작하면 새로운 역사가 인청 이후에 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각각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후보자,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로 지명했다. 이후 박 후보자는 만취 음주운전, 논문 중복게재 등 의혹에 휘말렸다. 김 후보자 역시 정치자금 유용,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됐다.

    박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합 의견이 63.9%에 달한다. 자기표절과 연구실적 부풀리기뿐 아니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의혹 등 제기되는 사안마다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검증을 거치지 않은 장관 임명 강행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반기 보건복지위 위원이었던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 비슷한 거라도 있었으면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의혹 등 셀프 해명만 하다가 자진사퇴한 의혹 만물상 정호영 후임으로 셀프 복지에 능한 의혹 백과사전 같은 김 후보자를 지명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원 구성 협상과 관련 "원 구성 협상이나 상임위 구성은 의장부터 선임하면 협상의 물꼬가 트이기 때문에 원 구성 협상 의지가 없는 것은 여당에 책임이 일정부분 있다"며 "국민의힘은 의장 선임부터 하자는 데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14일 두 후보자 임명 강행 가능성과 관련 "일단 상당시간 기다려 보려고 한다"며 원 구성이 될 때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의 청문 시한은 각각 오는 18일과 19일이다.

    국민의힘 "민주당, 민심의 명령 묵살해서는 안 돼"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의 쟁점은 법사위원장 자리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해 원내대표 협상에서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반기 원내지도부 합의를 의무적으로 계승할 필요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후속 입법을 강행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협상에 진전이 없자 국회 공백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쓴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6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생경제가 매우 어렵다. 국회가 법 개정으로 뒷받침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국회 공백이 계속되면 여야 모두가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회 정상화로 시급한 민생현안을 챙기라는 민심의 명령을 더이상 묵살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독식하려고 고집하는 바람에 국회는 보름 넘게 공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도로 위 버스가 단 18분만 멈추어도 시민들은 지독한 교통불편을 겪을 것인데, 18일 동안 국회는 멈춰서 있다"며 "국회의원은 있지만 국회에 소속된 국회의원은 없는 유령 같은 기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권성동·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들께 부끄럽지 않나? 협상을 빨리 마무리하고 원 구성을 해야 한다"며 "그리고 내일도 원 구성이 안 되면 19일째다. 세비는 매일 의원 1인당 42만2369원씩 늘어나게 된다. 다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