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잡으려면 지지기반 확보 관건… 安 측 "다 만난다는 생각"희망 상임위 외통위… 외교포럼·공부모임 통해 세 구성 노력 주력당 내서 "安, 3선인데 국힘선 초선… 尹心 효과 내년까지는" 평가절하
  • ▲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으로 동원해 의원실 명패를 달고 있다.ⓒ이종현 기자
    ▲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으로 동원해 의원실 명패를 달고 있다.ⓒ이종현 기자
    지방선거 승리 이후 당권을 잡기 위한 국민의힘 내부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차기 주자로 분류되는 인물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당 내 지지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거쳐 5년 만에 금배지를 달았지만, 당 내에서는 '초선 같은 3선'으로 꼽히며 세 구축이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주변 측근들도 국민의힘 내에서 별다른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만큼 여야의 원(院) 구성 협상 불발로 국회가 휴식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당분간 '국민의힘 안철수' 알리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안철수, 당분간 與 의원 접촉에 주력

    10일 복수의 안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안 의원은 당분간 오찬·만찬 등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남을 늘릴 계획이다. 국회 의원회관 4층에 마련된 사무실도 연일 문을 열어놓으며 '아무나 만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안 의원 측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이 특정한 누구를 만나겠다기보다는 '다 만난다'는 생각"이라며 "여야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오라는 사인"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첫 등원 다음날인 8일부터 의원실 직원도 채용 중이다. 4급 보좌관 2명(정책·메시지 업무 각 1명)을 비롯해 5급 선임비서관 1명(공보업무), 9급 비서관 1명(행정업무) 등이다.

    특히 4급 정책보좌관의 지원 자격 및 우대사항으로는 외교·통일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내걸었다. 앞서 안 의원은 희망 상임위가 외교통일위원회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 국민의힘 의원들의 상임위 배분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한 관계자는 외통위 경험이 있는 보좌진을 모집하는 것과 관련 "안철수 의원이 외통위에서 일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런 의지를 가지고 외통위를 생각하다 보니 전문성 있는 보좌진을 뽑아야 하기에 공고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주축 모임으로 새로운 세 규합 꾀하기로

    안 의원은 재선을 지내며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위원회 등 자신의 전공에 맞는 상임위에서 활동했다. 외통위가 전 세계의 안보·경제 등을 두루 다루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계속하는 만큼 주목받는 상임위가 될 가능성이 있어 희망 상임위로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의 당권 도전에서 관건은 취약한 당 내 기반 형성 여부다. 국민의당에서 넘어온 자신의 사람들인 이태규 의원과 최연숙 의원은 좀처럼 당 내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은 외통위를 배정받아 당 의원들과 외교분야 비전을 논의하는 공부모임·포럼 개최를 검토 중이다. 차기 대권을 위해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휘두르는 당권 확보가 중요한 만큼 공부모임을 통해 세 구성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제(9일)부터 보좌진 면접이 있었다. 안철수 의원이 의원실을 구성해야 본인이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준비가 끝나면 의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원 구상 협상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국회 일정 공백이 생긴 만큼 이 기간을 이용해 의원들과 접점 확대를 꾀하고 있다.

    당 내에서는 "찻잔 속 태풍" 회의적

    다만 당 내에서는 안 의원의 당권 도전에 회의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3선 중진이지만 국민의힘 의원으로서는 초선이나 다름없는 데다 김기현·정진석 등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굵직한 인물이 포진해 유력주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룰 수정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국민의힘 당 대표는 당원투표 70%, 일반 여론조사 30%로 선출되는 것도 안 의원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TK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이 3선이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초선 같이 느껴진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내며 윤심(尹心)을 등에 업었다고 하나, 그 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의 당권 도전은 '찻잔 속의 태풍'일 것"이라며 "그동안 안철수 의원의 정치행보를 보면 사람이 모이기보다는 떠나간다. 그런 분이 어떻게 이미 집권당인 국민의힘에서 세를 규합할 수 있겠느냐"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