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강용석 복당 불허해 무소속 출마 빌미 제공 지적김은혜 지원 부실 논란엔… "선거 3일 전 지원요청" 반박김은혜 측 "누구든 지원유세 환영… 우리가 당 대표를 왜 막나"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정상윤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후보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이 6·1지방선거 경기지사선거에서 패배한 것을 두고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책임론 차단에 나섰다. 

    당 안팎에서는 자신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한 강용석 변호사의 복당을 불허해 강 변호사가 무소속 경기지사후보로 출마했고, 보수 표가 분산됐다는 '이준석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또 강 후보와 단일화 무산에 이 대표의 '사감(私感)'이 작용했고, 김 후보 지원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경기도 패배 책임론 차단에 급급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거기간 전부터 김은혜 후보와 부천역에서 한 번 인사를 했다"며 "아침 지하철 인사, 어린이날 야구장 방문 등 일정이 몇 개 있었는데 김은혜 후보 측 요청에 의해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한 달 가까이 있다가 선거 3일 앞두고서야 김은혜 후보 측에서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월28일 오전 경기도 부천역에서 김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아침인사에 나선 후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이동해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한동안 전국을 돌다 5월20일 이상일 용인특례시 후보 지원을 위해 경기도를 찾았다. 같은 달 29일에는 경기도 안산시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회의를 열고 김포·포천·파주 등 경기도 곳곳을 누볐다.

    경기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등 전임 지사인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각종 비리를 밝히기 위해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총력전을 예고한 지역이다. 격전지에서의 책임론이 제기되자 타지역에 비해 경기지역 지원유세가 없었던 것은 김 후보 측 요청 때문이라며 적극적인 설명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경기선거를 다른 곳만큼 많이 안 도왔느냐고 오해하는데, 나름 후보의 전략에 따라 저는 호응해 준 것"이라며 "저에게 경기선거 지원 요청이 안 왔던 것은 사실이고, 있던 스케줄이 취소됐다"고 재자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한 달 동안 (후보 측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기간 강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했다는 것을 에둘러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강용석과 단일화 성사됐어도 표 예측은 신의 영역"

    일각에서 나오는 강 후보와 단일화 불발이 패배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단일화를 하면 그에 따른 반대급부가 무조건 생긴다"며 "단일화가 만약 성사됐다고 하면 표가 어떻게 갔을지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선거 막판 이슈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아니라 단일화가 돼서 민주당에서 맹공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는 49.06%(282만7593표)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김은혜 후보는 48.91%(281만8680표)의 득표율로 두 후보 간 격차는 8913표다. 김은혜 후보가 초박빙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다 2일 오전 5시32분쯤 역전된 후 그대로 결과가 굳어졌다.

    강 후보가 5만4758표를 얻어 단순 계산으로 단일화 또는 강 후보가 사퇴할 경우 김은혜 후보가 당선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후보 측에서는 이준석 대표 주장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캠프에 몸담았던 핵심 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그럴 리 없다. 저희가 (당선에) 성공해야 하니 누구든지 지원유세를 해 주면 좋은데 (이준석 대표 지원유세 거부) 얘기가 나올 리가 있겠는가"라며 "우리가 왜 당 대표를 막겠나. 제가 요청해서 이준석 대표가 온 경우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떳떳하지 않았다면 강용석 복당 받아줬을 것"

    한편, 이 대표는 자신의 '성상납'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여부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에 "제가 진짜 떳떳하지 않은 것이 있었으면 강용석 후보 복당을 받아주는 것이 제일 편할 텐데 왜 안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강 후보가 소장으로 있는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제기했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가세연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