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최종 득표율 59.05%… 39.23% 송영길에 19.82%p 차로 승리사상 첫 4선 서울시장에… 행정 전문가로 대선주자 입지 굳히기586 용퇴론 띄운 송영길, 스스로 발목…정치적 입지 좁아질 듯
  •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부인 송현옥씨와 함께 당선확실 꽃다발을 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서 부인 송현옥씨와 함께 당선확실 꽃다발을 받고 있다.ⓒ이종현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가 1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사상 첫 4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서울시민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출구조사부터 경쟁자였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차이를 벌린 오 당선인은 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대선정국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내 '586 용퇴론'을 띄웠지만, 서울시장에 도전하며 '명분 없는 출마'라는 비판을 받은 송 전 대표는 정치권에서 입지마저 좁아질 위기다.

    오세훈, 사상 첫 4선 서울시장 당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당선인은 최종 59.05%(260만8247표)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경쟁자인 송 전 대표는 39.23%(173만3159표)로, 표차는 87만5088표(19.82%p)다.

    정치권에서는 일찌감치 오 당선인의 승리를 내다봤다. 이날 KEP(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서 오 당선인은 58.7%, 송 전 대표는 40.2%로 두 후보의 격차는 18.5%p로 나타났다.

    자택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오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배우자와 함께 캠프 사무실로 돌아와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오 당선인은 "정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10년 동안 서울시에서 정체된 부문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다수의 민주당 시의회 때문에 마음대로 발제하지 못한 사업도 많다.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그간 마음속에 품은 일들을 하나 하나 가속도를 붙여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민이 다시 한번 선택해 준 데 대해 오 당선인은 "(서울시의) 변화가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되면서 (서울시민이) 신뢰를 갖고 이번에 다시 지지를 보내준 것 아닌가 받아들인다"며 "서울시민의 성원을 바탕으로 더욱 힘내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오 당선인은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며 재선 서울시장이 됐으나, 2011년 사퇴를 내건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자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해 열린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0년 만에 서울시정에 복귀했다.

    행정전문가 입지 굳히며 차기 대권가도 달릴 듯

    오 당선인은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이 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데다 풍부한 정치경험을 가진 행정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강해서다.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만큼 새로 출범한 윤석열정부와 시너지도 차기 대선주자 이미지를 굳히는 데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 내 뚜렷한 '오세훈계'가 없는 만큼 앞으로 세력을 구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후보와 정책협약을 맺고 '원팀'으로 뛰는 등 여유 있는 선거에서 우군 확보에 공을 들였다.

    다만 오 당선인은 SBS와 인터뷰에서 '정치인 오세훈이 더 큰 꿈을 꾸느냐'는 질문에 "너무 성급한 말씀이 될 것 같다. 저에게 굉장히 사치스럽게 느껴진다"며 "산적한 서울시의 현안이 많은 만큼 (시민이) 부여해 준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는 데 초점을 맞춰 열심히 뛰겠다"고 대권 도전에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놨다.

    스스로 정치 발목잡은 송영길, 입지 좁아져

    경쟁자였던 송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패배로 정치권에서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송 전 대표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에 당선됐고, 인천에서만 5선 국회의원을 지내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당선인의 국회 입성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선거 막판 이재명 당선인과 함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자 태도를 선회하는 등 악재를 거듭했다.

    송 전 대표는 대선정국이던 지난 1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내 586 용퇴론을 띄우고 종로 등 지역구 재·보선 무(無)공천을 약속하는 등 쇄신론에 불을 붙였지만, 스스로 이를 뒤집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출마 명분이 없음에도 서울시장선거에 나섰지만, 오 당선인에게 밀려 낙선하며 앞으로 정치적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무교동 선거사무실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민주당 서울시장후보로 출마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며 "그간 함께 뛰어 주신 서울지역 의원님들과 지지자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패배를 선언했다.

    이어 "선거 기간을 통해 제가 생각하는 서울에 대한 비전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시민의 마음을 얻기에 부족했던 것 같다"며 "많은 구청장·시의원후보 당선에 도움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아쉬움이 크다. 성원해 주신 많은 시민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고 사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