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뉴데일리, 서울‧경기 유권자들 현장 인터뷰서울시장 선택 기준 물음에 "양당의 균형‧견제" "정책 연속성" "공약 이행”조건경기도지사‧성남시장은… "논란 제로" "정부와 지방 '원팀'" "소외계층 고려" 주문
  •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9시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 대강당에 마련된 청파동 제5투표소로 한 여성 유권자가 투표를 하러 가고있다. ⓒ서영준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9시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 대강당에 마련된 청파동 제5투표소로 한 여성 유권자가 투표를 하러 가고있다. ⓒ서영준 기자.
    주사위는 던져졌다.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인 1일 서울 시내 곳곳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책가방을 멘 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신혼부부, 팔자 걸음 아저씨, 머리 희끗한 노인까지. 저마다 생각은 다르지만 서울시를 이끌어갈 좋은 일꾼이 뽑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장에 들어서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용산구와 종로구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시민들은 어떤 서울시장을 원했고, 무엇을 바라는지 직접 물어봤다.

    "주거 문제가 곧 출산 문제" "균형과 견제도 중요"

    막 투표를 마치고 나와 정답게 인증샷을 찍는 젊은 부부가 포착됐다. 아내는 남편의 자세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표정과 자세를 이리저리 지휘하며 의미 있는 순간을 사진에 담았다. 올해 각각 41세, 35세 된 5년차 부부에게는 신혼의 넘치는 '깨'를 담아낼 '집'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남편인 강모(41) 씨는 "금리가 너무 오르다 보니 이자도 부담스럽고 해서 새 서울시장이 주거환경을 잘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내 이모(35) 씨는 주거 문제가 곧 출산 문제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금까지 저출산정책들이 당사자인 제가 봤을 때 불필요한 혹은 실질적이지 않은 것이 너무 많다"며 "새 서울시장에게도 힘든 숙제겠지만 주거 문제가 젊은 부부에게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뽑았느냐"는 질문에 이들 부부는 동시에 "균형과 견제"라고 답했다. 강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난 1년은 새로운 비전을 보여준 것이 없는 것 같다"며 "그것을 심판한다는 생각으로 투표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씨도 "남편과 같은 생각"이라며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을 밀어줘 양당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후보를 뽑는 주된 기준이었다"고 말했다.

    결혼을 준비 중이라는 조모(30대) 씨에게도 부동산정책은 피부와 맞닿는 문제였다. "서울에서 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토로한 조씨는 "현재 결혼을 준비 중이어서 후보들의 부동산정책을 위주로 살펴봤다"며 "부동산정책은 정부가 좌지우지하지만 서울시에서도 실질적인 대책과 대처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정책의 연속성'을 중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유모(40대·여) 씨는 과거 서울시 행정분야에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사람이 바뀌면 그에 따라 각종 사업이 또 바뀌어 정책의 연속성이 없다"며 "서울시장이 바뀌면 혼란이 온다"고 강조했다.

    "지난 정부 아쉬워"… "청년취업, 여성공약" 목소리도

    '당'을 기준으로 투표에 임한 이들도 많았다. 최모(74·여) 씨는 '후보를 뽑은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거짓말 안 하는 후보"라고 답했다. 최씨는 특히 "새로운 서울시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모토로 삼아야 한다"며 "지난 정부는 5년 동안 거짓말을 많이 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박모(25·여) 씨 역시 유사한 답을 내놓았다. 유씨는 "지난 정권에 불만스러운 점이 많아 이번에는 정권교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정책보다 당 위주로 뽑았다"고 밝혔다. 유씨는 "공약을 했는데 안 지키는 사람을 많이 봤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공약을 지키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취업준비생 이모(26·여) 씨와 박모(26·여) 씨도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정책을 고려하기보다 상대 당의 손을 들어 주는 선택을 했다"며 당을 기준으로 투표에 임했음을 밝혔다. 이들은 "취업의 벽이 너무 높아졌고, 여성의 사회활동도 여전히 어려운 점이 많다"며 "후보들의 청년취업과 여성 관련 공약을 살펴봤다"고 입을 모았다. 
  •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선거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안선진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선거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안선진 기자.
    "논란 없는 성남시", "교통 불편 없는 경기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투표소 앞. 무더운 날씨임에도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시민들은 더위도 잊은 듯 줄을 지어 투표 차례를 기다렸다. 

    막 투표를 마치고 나온 정범진(19) 씨는 '첫 투표'에 따른 설렘을 표했다. "생애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정씨는 "투표를 직접 하니 뿌듯하고, 나도 어엿한 유권자라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씨는 새 성남시장과 관련해 "논란거리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성남시 내에서 대장동 이슈처럼 크고 작은 논란들이 있지 않았느냐"며 "다음 성남시장은 이런 논란 없이 열심히 하는 모습, 잘하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서울과 경기도의 교통 문제를 꼬집는 목소리도 있었다. "교통이 불편한 점이 아쉽다"고 토로한 최모(25) 씨는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곳도 많이 없고, 밤에 택시를 잡으려 해도 잘 잡히지 않는다"며 "심야시간대 지하철을 포함한 대중교통이 더 활성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물가안정" "청년정책" "빈부격차 해소" 주문도 쏟아져

    중년층들은 '물가안정'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성모(40대·여) 씨는 "최저임금이 너무 높고, 외식가격 등 물가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물가가 안정돼 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를" 바랐다. 조모(40대) 씨 역시 경기도지사에게 바라는 점으로 "물가안정"을 첫손 꼽았다. 

    '청년정책’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취업준비생 윤모(28) 씨는 "취업 준비 중인데 일자리 등 청년정책에 적극적인 사람이 도지사가 됐으면 좋겠다"며 "취업을 빨리 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소원했다. 

    윤씨는 "지방이 중앙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부와 지방이 '원팀'으로 일해야 능률이 오르지 않겠느냐"며 "청년정책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후보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알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빈부격차 해소'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이모(26·여) 씨는 "잘사는 사람은 집을 여러 채 보유하면서 너무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너무 못산다"며 "비록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지만, 빈부격차 없이 모두가 잘사는 지역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씨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경기도지사는 책임감 있게 일을 잘해 줬으면 한다"며 "시민 한 명 한 명을, 특히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상황을 고려하는 도지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