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제작극장으로의 첫걸음…7월 개관작은 연극 '카사노바'
  • ▲ 세실극장 외관.ⓒ국립정동극장
    ▲ 세실극장 외관.ⓒ국립정동극장
    폐관 위기에 놓였던 46년 역사의 세실극장이 시설 개보수를 거쳐 오는 7월부터 국립정동극장이 운영한다.

    김희철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실극장 운영을 통해 한국 공연 역사의 근간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국립기관으로서 창작 활성화는 물론 공연생태계 조성에 직접 기여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976년 서울시 중구에 개관한 세실극장은 1977~1980년 연극인회관과 서울연극제의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된 연극의 메카로, 6·10 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진 유서 깊은 곳이다. 2013년에는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실극장은 계속되는 재정난에 시달려오다 2018년 1월 7일 문을 닫았지만 서울시가 극장 소유주인 대한성공회와 협력해 같은 해 4월 11일 재개관했다. 이후 서울연극협회가 위탁받아 운영했으나 지난해 말 장비 노후화 문제 등으로 성공회와 갈등을 빚으며 폐관 수순을 밟았다.

    8월 재건축을 앞둔 국립정동극장은 세실극장 운영을 통해 연극, 뮤지컬, 전통, 무용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창작 개발을 향한 '2차 제작극장'을 표방한다. 새로 발굴한 작품을 낭독회, 쇼케이스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무대화하고 상업화할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 ▲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진행된 '국립정동극장_세실 2022 운영 계획 발표' 기자간담회 현장.ⓒ국립정동극장
    ▲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진행된 '국립정동극장_세실 2022 운영 계획 발표' 기자간담회 현장.ⓒ국립정동극장
    김희철 대표는 "국내에는 '창작산실' 등 창작 초기 단계의 지원사업들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비교적 소규모, 단시간 내 제약조건이 존재해 본격적인 완성도를 높일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 세실은 앞으로 단계적 지원을 통해 우수작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실은 사업 및 작품 선정에 있어 △전문위원의 추천을 통해 선정되는 '초이스 온' △상시 지원 '스테이지 온' 등 다각적인 방식을 도입한다. 유관단체·기관 페스티벌과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공동 협업도 있다. 올해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공동 협력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공식 개관작인 △연극 '카사노바'(7월 14~24일)를 포함해 △국악 '청춘만발(8월 2~6일) △뮤지컬 '인간탐구생활'(8월 13~28일)△뮤지컬 '우주에게 보내는 편지'(9월 1~11일) △음악극 '괴물'(11월 17~27일) △뮤지컬 '달쿠샤'(12월 8~31일) 등 9개 공연을 차례로 올린다.

    김희철 대표는 "세실극장의 1차 임대기간은 5년으로, 시설 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정동극장과 성공회 예산이 공동 투입된다. 운영에 실효가 있다고 판단되면 향후 지속성 있는 운영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 세실극장 객석.ⓒ국립정동극장
    ▲ 세실극장 객석.ⓒ국립정동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