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복지·건강보험·육아지원·병영문화·국방 등 9개 항목 평가부동산, 탈원전, 대북정책 등 빠져… 국힘 "마지막까지 자화자찬"
  • ▲ 문재인 대통령.ⓒ이종현 기자(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종현 기자(사진=청와대)
    청와대가 문재인정부 5년간 정책을 두고 국민평가를 진행하는 가운데, 임기 동안 논란이 된 부동산·탈원전·대북정책 등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9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분의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문재인정부 정책은 무엇이냐"며 "국민과 함께 세운 정책, 국민과 함께 만든 5년간의 변화를 함께 돌아본다. 여러분의 일상에, 생활에,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문재인정부 정책에 투표해 달라"고 주문했다.

    투표는 노동·포용적 복지·건강보험·육아지원·병영문화·국방·위상·경제 및 산업·보훈 등 9개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 평가받는다며 항목 취사선택한 靑

    노동정책에서는 주52시간제 도입, 고용보험 확대, 근로시간단축청구권 도입, 비정규직 정규직화, 자녀 장려금 확대, 재택근무 및 원격근무제 인프라 지원 등을 꼽았다. 복지제도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장애인 지원 폭 확대, 장애인연금 인상, 어르신기초연금 인상, 공공 어린이 재활시설 확충 등을 예로 들었다.

    국방정책에서는 국방비 50조원 돌파, 전투기 KF-21 출고, 3000t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취역, 미사일지침 종료 합의 등을 언급했고, 보훈정책에서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국가유공자 명패사업, 여성독립운동가 적극 발굴 포상을 성과로 내걸었다.

    일각에서는 질문과 선택지가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재인케어, 병원비 걱정 없도록'(건강보험), '힘을 통한 평화'(국방), '달라진 대한민국의 위상'(위상) 등 항목당 질문에 문재인정부가 성과를 높이는 듯한 문구를 사용했다.

    아울러 국방분야 등에서 굴종적이라고 평가받는 대북정책과 경제 및 산업분야에서 탈원전정책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10일 임기 종료 3개월을 앞두고 연합뉴스 및 세계 7대 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부동산 문제가 임기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고 평가했음에도 이번 국민평가투표에서는 부동산 관련 항목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노동정책에서 "공공부문에서 솔선수범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해왔다"고 표현했으나, 비정규직인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 소속 보안검색원 19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며 논란을 일으킨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는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는 국민평가투표 마지막에 "더 다양한 국민 정책평가투표가 준비 중"이라고만 알렸다.

    허은아 "쓴소리 듣지 않겠다는 의도 다분"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까지 청와대가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가 문재인정부 5년간 국정을 국민과 함께 돌아보겠다고 정책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며 "그런데 항목에 현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모두 빠져 있어, 듣고 싶은 목소리만 듣고 정작 들어야 할 쓴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허 대변인은 이어 "9개 분야 48개 항목이나 되는데 역대 최악의 부동산정책, '북한바라기' 대북정책, 망국적 탈원전정책 등 누가 봐도 실정으로 꼽히는 정책은 모두 빠져 있다"며 "특히 불과 지난달만 해도 '문재인정부 국민보고'의 서두(序頭)를 장식한 방역정책이 평가 대상에 빠져 있다. 코로나 유행 기간 내내 '세계가 감탄한 K-방역'이라며 홍보해놓고 이제 정작 국민의 평가를 받으려니 두려운가"라고 꼬집었다.

    "민심의 따끔한 죽비를 맞아야 할 문재인정권의 정책들은 모두 빠진 채, 제한된 '답정너' 선택지로 실상을 호도하며 민심의 평가를 받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한 허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남은 한 달 남짓한 임기라도 자화자찬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다음 정권으로의 순조로운 이양을 위한 협치와 제대로 된 정책평가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