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청년 대중교통요금 지원사업' 등 공약사업 예산 축소되자 시의회 향해 분통"오세훈 사업이란 이유로 청년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 다시 벽에 부닥쳐… 안타깝다"시의회, 시내버스 적자 지원 예산도 절반 삭감하면서… 시의원 지역 예산은 대폭 증액
  • ▲ 오세훈(아래쪽)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위쪽은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강민석 기자
    ▲ 오세훈(아래쪽) 서울시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위쪽은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강민석 기자
    서울시의회가 '청년 대중교통요금 지원사업' 등 오세훈 서울시장 공약사업 예산을 또 다시 삭감하자, 오 시장이 반발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오세훈사업이라는 이유로 청년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 다시 벽에 부닥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4일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연말 시의회 본예산 처리 과정에서 예산이 50% 삭감됐던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사업'이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며 시의회를 향한 불만을 그대로 드러냈다. 

    서울시의회, 오세훈사업 예산 줄삭감… 吳 "청년 위한 사업 난관 봉착"

    오 시장은 "삭감된 예산을 이번 추경에 다시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상임위 예비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돼버렸기 때문"이라며 "삭감 이유는 지난 본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예산을 타당한 사유 없이 증액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당한 사유 없이 예산 증액을 요청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추경 예비심사 회의에서 △청년 대중교통비 지급(78억원) △서울형 교육 플랫폼 '서울런' 구축(32억원) △청년영테크 운영(7억원) 예산을 삭감했다. 

    시의회는 지난해 말 본예산 심사에서도 이들 사업의 예산을 삭감했지만, 서울시가 이달 발표한 추경안에 이를 복원해 포함시켰고, 행정자치위원회가 이를 다시 삭감해버린 것이다. 

    채유미 행정자치위원장 "의회 예산심의권 심각한 훼손이자 의회 경시"

    이를 두고 채유미 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본예산 심사에서 의회가 삭감한 예산을 시가 불가피한 사유도 없이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추경안으로 제출한 것은 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심각히 훼손하고,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채 위원장의 이 같은 비판에 "이번 추경에 다시 예산을 요청한 것은 지난해 12월28일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와 이미 협의를 마쳤고, 지난 3월10일 '서울특별시 청년 기본 조례'에 청년 생활안정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되는 등 본예산 처리 당시 예산을 삭감하며 시의회에서 지적했던 문제가 모두 해소되었기 때문"이라며 반발했다.

    '청년 대중교통요금 지원사업'은 "대중교통요금조차 부담스러운 19~24세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고 무차별적인 현금성 지원사업도 아니다"라고 강조한 오 시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만큼 요금의 20%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라 학업과 아르바이트 등을 위해 대중교통을 꼭 타야 하는 청년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50% 삭감된 예산으로는 당초 서울시가 예측한 적정 지원 인원인 15만 명을 대상으로 했던 사업규모를 7만5000명으로 대폭 줄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의회, 시내버스 적자 지원도 외면… 에스컬레이터·도로 개선사업 대거 증액

    시의회는 오 시장 공약사업 예산은 대거 삭감한 반면, 지역구 예산은 크게 늘렸다. 

    교통위원회는 코로나19로 재정 적자가 예상되는 시내버스 지원 예산은 절반(500억원)을 삭감하면서 일부 자치구의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설치와 도로 개선사업 등 명목으로 182억원을 증액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각 자치구 문화예술거리 조성 등의 명목으로 168억원을 증액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구로노인종합복지관의 물품 교체비용 등을 포함해 9개 사업에 21억원을 증액했다.

    현재 서울시의회는 110석 중 99석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시의회는 4일까지 상임위 예비심사를 마무리하고 5일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예산안 최종 처리는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