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 홀로 등산을 선언하나"우상호 "전 당 대표가 버티는데 참신한 분이 어떻게 들어오나"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뉴데일리DB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뉴데일리DB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밝히자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전 대표의 출마와 관련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 데 대해 대국민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서울 송파구로 주소지를 이전한 것과 관련 "최근 서울에 전입해 공정경쟁을 천명한 송 전 대표의 의사를 존중한다"면서도 "동시에 주소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깊이 인식해 주실 것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출마 금지 약속을 선도하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촉발시킨 86 용퇴론에 대한 대국민 설명과 양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김 의원은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갑자기 나홀로 등산을 선언하는 데서 생기는 당과 국민의 혼선을 정리해 줄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

    '586세대'의 맏형 격인 송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쇄신 차원에서 세대교체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당위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누구누구가 경쟁력이 있다면 왜 당에서 나를 거론했겠느냐'고 한 발언과 관련해 김 의원은 "다른 유력 당 내 인사들을 폄하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서울의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한 뜻으로 송 전 대표를 유일한 대안으로 강권한 것도,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강권한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송 전 대표 외에 이낙연·정세균·추미애·박용진·박영선·임종석·박주민 등 서울시장후보군으로 거론됐던 당 안팎 인사들을 일일히 열거하며 "교황식 시민후보 선정 방식으로 민주당 서울시장후보를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의 40년 지기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송 전 대표의 출마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유력한 (전) 당 대표가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바깥의 참신한 분이 어떻게 들어오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원은 "이낙연 선배도 송 전 대표가 나오겠다고 하는 판에 그럼 한참 후배하고 경선하겠느냐. 그렇게 해서 나와야 할 이유가 있나"라며 "그런 측면에서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고 본다"고 아쉬워했다.

    일찍이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은 당 내부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론'이 제기될 때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이라며 경계하고 나섰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상당히 많은 의원이 반대한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던 지도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복귀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원래 서울지역 출신도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동안 당에서 계속 나왔던 '586 용퇴론'이라는 부분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여러 이유에서 반대 의견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박 의원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한 2~3일 내에 결론을 내려야 할 상황인 것 같다"며 "막바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