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김만배가 '지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 입수" 단독보도'지인=전 언론노조위원장'으로 상술… '뉴스타파 전문위원' 부각 안 해신학림 "뉴스타파와 상시계약 맺어…진실 파악 때까지 보도시기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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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수와 윤석열을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해결했다"는 김만배 씨의 음성파일을 공개한 뉴스타파 보도 화면. ⓒ뉴스타파 공식홈페이지
    '뉴스타파'에 '김만배 녹취록'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김만배 씨의 지인'이 뉴스타파와 상시계약을 맺은 기자로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당초 뉴스타파는 지난 6일자 기사([김만배 음성파일]"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에서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검찰 수사 직전인 지난해 9월 지인과 나눈 1시간 12분 분량의 대화 음성파일을 입수했다"고 단독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 녹음파일에는 김만배 씨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해 온 과정,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등에 대한 김씨의 주장이 들어있다"고 입수한 녹취록의 중요성을 부각했다.

    뉴스타파는 3번째 문단에서 "대화 당사자는 현직 기자 시절 김씨와 동료 사이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라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기사에 '취재: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 누락

    이후 김씨와 대화를 나눈 '지인'은 '신학림 전 위원장'으로 통일됐고, "지난해 9월 1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작성한 기록"이라며 뉴스타파가 보도한 사진 캡션에도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김씨와 대화한 장본인으로 소개됐다.

    그런데 단 한 곳만큼은 예외였다. 녹음파일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하는 신 전 위원장의 발언을 직접인용한 문단에서는 이름 옆에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라는 또다른 직함이 붙어 있었다.

    뉴스타파가 "김만배 씨와 지인의 대화 음성파일을 입수했다"며 마치 제3자로부터 제보받은 녹취록을 공개하는 것처럼 보도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지인이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라는 팩트가 본문 내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또한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실린 기사 원문 하단에도 취재 바이라인에 '한상진'과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 두 명의 이름이 병기돼 있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등재된 동일 기사에는 '한상진'이라는 이름만 바이라인에 올라왔다.

    따라서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로 해당 기사를 접한 독자들 중 상당수는 녹취록 속 '김만배의 지인'이 '뉴스타파 관계자'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김만배 녹음' 속 대화자는 뉴스타파 돈받는 용역직"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한 '조선일보'는 뉴스타파 관계자로 추정되는 '신학림'의 신원을 취재해 단독보도했다.

    지난 7일자 기사([단독]'김만배 녹음' 속 대화자, 뉴스타파 돈받는 용역직이었다)에 따르면 신씨는 뉴스타파의 돈을 받고 '취재 용역'을 수주하는 사람이었다. 2018~2019년에만 총 8000만원에 달하는 '용역비'를 받아왔으며, 지금도 받고 있다는 게 해당 기사의 골자.

    조선일보는 "뉴스타파가 신씨에게 2018년 3851만원, 2019년 3933만원 등 2년에 걸쳐 총 7784만원을 지급했다"며 "거의 매달 270만~280만원씩 지급했고, 신씨에 준 돈은 장부에 '용역비'로 기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씨는 2019년 7월 2일부터 24일까지 <족벌사학과 세습② 사학은 왜 정계로 진출했나?> <[민국100년 특별기획] 족벌사학과 세습⑤  일본 '제국대학' 출신의 부역자들(상)> <[민국100년 특별기획] 족벌사학과  세습⑥ ‘교육’으로 일제와 독재에 부역한 사람들(하)> <[민국100년 특별기획] 족벌사학과 세습⑦ 이병도, 유진오, 이호> 등 4꼭지를 뉴스타파에 기고했다. 바이라인은 '신학림 기자'였다.

    이와 관련,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조선일보와의 질의응답에서 "신씨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라며 "지금도 돈을 주고 있다. 용역비는 아니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돈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 전문위원을 왜 남인 것처럼 표기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모른다"고 답했다.

    신학림 "나는 용역직 아닌 뉴스타파 상시계약직"

    조선일보 보도 이후 신씨가 직접 입을 열어 자신의 소속을 밝혔다. 자신은 '용역직'이 아닌 '뉴스타파 상시계약직'이라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신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뉴스타파는 자사와 상시계약을 맺은 기자가 녹취한 파일을 마치 제보자로부터 받은 것처럼 보도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신씨는 8일 '뉴스토마토'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저는 고문료 받고 하는 그런 용역직이 아니고 201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상시계약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뉴스타파는 탐사보도를 하니까 1년, 2년짜리 이렇게 (장기)프로젝트를 한다. 그 계약을 하는 것"이라며 "그게 2018년 6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을 안 해도 월급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씨는 '대선을 뒤흔들 변수일 수도 있는 김씨와의 녹음파일을 왜 이제서야 공개했느냐'는 뉴스토마토 취재진의 질문에 "실체적 진실을 파악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라며 해명했다.

    신씨는 "공교롭게도 김만배 씨가 검찰에 소환되기도 전에, 언론에서 김만배 이름이 나오지 않을 때, (김만배를)찾아가서 자세하게 얘기를 들었다"며 "자세하게 얘기를 듣고 그 이후 지금까지, 대선 3차 토론회까지 관련 당사자들이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걸 다 본 것이다. 실체적 진실이 뭐냐에 대해서. 탐사보도 매체에 있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제가 이 타이밍에서는 이걸 공개해야 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