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수립… '용도지역제'→'비욘드 조닝' 개편, 35층 규제 삭제도보 30분내 자립생활권 '보행일상권' 도입… 용도지역 개편·지상 철도 지하화'3도심(서울도심·여의도·강남)' 기능 고도화… 吳 "서울시민 삶의 질 높이겠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의 법정 최상위 공간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의 법정 최상위 공간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의 공약이었던 한강변 재개발을 통한 '한강 르네상스' 부활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만든 한강변 '35층 룰'을 없애기로 했다. 시는 획일화된 '성냥갑 아파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층수를 배치해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3일 오전 서울시의 법정 최상위 공간계획인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대전환시대 미래공간전략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향후 20년 서울시가 지향할 도시공간의 미래상이 담겼다. 

    박원순의 '35층 룰' 폐지… '한강 르네상스' 부활 전망

    이 계획은 지난 박 전 시장 시절인 지난 2014년 수립된 '2030 서울플랜'을 대체하게 된다. 오 시장 취임 후 처음 수립, 발표하는 장기 종합계획으로, 각종 도시계획의 지침이 된다.

    오 시장은 "향후 20년 서울시정의 이정표 역할을 할 이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비대면, 디지털전환, 초개인.초연결화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고민을 충분히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시는 우선 종전 '2030 서울플랜'에 명시된 높이 기준을 약 9년 만에 삭제키로 했다. 박 전 시장은 무분별한 돌출 경관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주거용 건축물 높이를 서울 전역에서 이률적으로 '35층 이하'로 제한했다.

    시는 해당 높이 규제가 한강변 등의 획일적인 스카이라인을 이끌었다는 판단 아래 앞으로는 개별 정비계획 심의 단계에서 지역 여건에 맞게 층고를 허용해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세훈 "광진구와 같은 조화롭게 배치된 스카이라인 만들겠다"

    "뚝섬유원지에서 잠실 쪽을 보면 칼로 두부를 잘라놓은 듯한 잠실아파트 단지를 볼 수 있다. 반면 광진구 쪽을 보면 조화롭게 배치된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다"며 "바로 그런 스카이라인을 만들겠다는 의지"라는 것이 오 시장의 설명이다. 35층 룰이 사라지더라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밀도 하에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강 연접부 아파트 층고를 15층으로 제한하는 규정에 대해서는 "기존 원칙이 지켜질 것"이라며 "합리적인 동 배치를 하다 보면 연접해 있는 동보다 뒤쪽 동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현행법상 도시계획의 기본 틀이 되는 용도지역 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용도지역이란 한 공간의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땅의 용도를 정해 건물의 높이와 용적률 등을 규제하는 제도를 뜻한다. 서울 내 용도지역은 크게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나뉜다.

    시는 전국에 동일한 용도와 밀도가 적용되고 있어 주거·업무·상업 등 기능의 구분이 사라지고 복합화되는 도시공간을 창출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새로운 용도지역체계인 '비욘드 조닝'을 선제적으로 구상해 국토계획법 개정 등 법제화를 추진하고 2025년부터는 서울 전역에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가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 맞춰 보행권 내 자립적 생활권 추진 

    주거용도 위주의 일상공간은 도보 30분 내 '자립생활권'으로 전면 개편한다. 코로나19로 업무공간의 제약이 사라지고 주거가 일상생활의 중심 공간으로 부상한 만큼 보행권 안에 일자리와 여가문화, 수변녹지, 상업시설, 대중교통거점 등 기능을 모두 갖춰 자립적인 생활권을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다.

    3도심(한양도성내·강남·여의도)의 기능을 한층 강화하고 철도 지하화 방안도 추진한다. 시는 '광화문~시청(국가중심축)', '인사동~명동(역사문화관광축)' '세운지구(남북녹지축·신산업 중심)', 'DDP(복합문화축·패션-뷰티 허브)' 등 남북 방향 4개축에 동서 방향의 '글로벌 상업축'을 더해 첨단과 전통이 공존하는 도심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총면적 105.8㎢(선로 101.2km, 차량기지 4.6㎢)에 달하는 지상 철도 구간은 단계적으로 지하화한다. 현재 상암·강남 등 211㎞ 구간에 설치된 자율주행 인프라를 2026년까지 2차로 이상 모든 도로로 확대하는 등 자율주행버스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버스 대중교통수단 정착 및 UAM 활성화 방안 마련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기체 상용화에 맞춰 노선 확보를 위해 '김포공항~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의 시범 노선을 운영하고, 용산·삼성·잠실 등 대규모 개발지구에는 UAM 터미널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UAM 등 미래교통과 광역급행철도(GTX), 개인형 이동수단(PM) 등을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념의 '모빌리티 허브'도 곳곳에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공청회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 시의회 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말까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공간 간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공간은 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며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차질없이 실행해 서울시민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