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손해 나더라도 대의 따르는 게 맞다"… 극적 단일화 심경 밝혀윤석열 "누가 누구에게 사과하고 할 문제 아니다"… 갈등 일축, 원팀 강조"단일화했다고 선거 승리 아냐… 겸허히 노력하고 국민에 호소해야"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 합의 관련 공동 선언문 발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야권 단일화 합의 관련 공동 선언문 발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양당은 사실상 하나가 됐다"며 대선 직후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후 "여러분이 기대한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했던 것은 안철수 후보가 제3지대 정치활동을 지지해준 분들의 헌신과 감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양당이 합당해 국민의힘이 더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가치와 철학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저는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 바친 사람"이라며 "제 개인적인 어떠한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것이 맞다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기자들과 질의응답.

    -어떤 마음의 변화로 단일화 수용을 결정했는가?

    △안철수 "그때 이후로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분들 말씀을 들었다. 저는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면서 이 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을 바친 사람이다. 제 개인적인 어떤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27일 이후 개인적으로 어떤 노력을 안철수 후보에게 들였나?

    △윤석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 소통했다. 안철수 후보를 그 전부터 뵙고 여러 차례 만나고 했으면 서로가 훨씬 더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신뢰하고 할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많다. 어제 TV토론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만나서 구체적 조건이랄 것도 없이 공동선언문에서 말한 대로 대의를 함께하기로 결의를 다지고 바로 오늘 아침에 안철수 후보와 여러분, 국민 앞에 서게 된 것이다."

    -여론조사 방식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는데, 단일화한 이유는?

    △안철수 "이미 여론조사가 가능한 시간이 지났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지난 10년간 정치권에서 정말로 많은 노력을 했다. 제가 국회의원으로 여러 입법활동을 했지만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를 할 만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국민께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못 보여줬다. 정치를 시작한 것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다. 오늘 아마 제 결심에 따라서 실망한 분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 제3당으로 존속하면서 열심히 투쟁하기를 원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그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실망하시지 않도록 반드시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제 실행력을 증명해 그분들께 보답하겠다."

    -합당 방식은?

    △윤석열 "제가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 관계자분들에게 제3지대의 원칙과 소신, 정치적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정계에 투신해 닦은 경륜으로 국민의힘과 저와 힘을 합쳐서 국민의힘의 철학과 가치의 폭을 넓혀 주고 함께 새롭고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해보자고 말씀드렸다. 아마 그동안 해왔던 정치활동과 본인의 철학이 금방 이렇게 방향을 전환하기 쉽지 않을 거다. 지난달 27일에 여러분이 기대했던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했던 것도 안철수 후보가 그동안 제3지대에서의 소신 있는 정치활동을 지지해 준 많은 분들의 헌신과 감사에 대한 마음의 부담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양당이 합당해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가치와 철학이 더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로부터 모욕적 표현을 들었는데, 앙금이 남은 것 아닌가? 선언문은 누가 작성했나?

    △안철수 "저는 관심 없는 얘기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했는지 잘 모른다. 나중에 알려 달라. 선언문은 초안이 있다. 새벽에 일어나 밤새 다듬고 그것에 대해서 윤석열 후보가 '고칠 부분이 없다. 그대로 하자'고 흔쾌히 동의해 줘 선언문을 읽게 됐다."

    -앞서 행정업무를 언급했는데, 입각을 고려하고 있나?

    △안철수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국민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일인지, 우리나라가 한 단계 앞서 나갈 수 있는 길인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은 선거에서 이기는 게, 정권교체가 가장 중요하다. 선거에서는 '고개 드는 순간 진다'는 말이 있다. 단일화했다고 선거 승리가 아니다. 겸허하게 노력하고 국민에게 다가가서 호소해야 선거 승리가 가능하다. 선거에 승리하고 나면 어떤 일로 국민께 보답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지 고민은 그때 할 수 있다. 다만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국민의힘을 보다 실용적, 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거다. 그래야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정당이 될 수 있다. 일부 작은 기득권세력만 보호하는 그런 옛날의 정당으로는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다시 실패할 수 있고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사퇴설'에 사과할 용의가 있나?  6월 지방선거가 있어 바로 합당에 나서는지?

    △윤석열 "(사과) 질문 취지를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안철수와 윤석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사실상 하나가 됐다. 누가 누구에게 사과하고, 누가 누구로부터 사과를 받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미래로 가는 것만 머리에 있다. (합당은) 국민 승리의 대선을 이끌어내고 직후에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어제 새벽에 만났는데, 누가 제안했고 언제 이뤄졌나?

    △윤석열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안철수 후보나 저나 서로 만나고 싶어 했고, TV토론이 끝나자마자 바로 서로 연락이 됐다. 저도 어제 TV토론이 끝나고 일정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을 마치고 안철수 후보가 조금 기다려 줘서 늦은 시간에 만나 새벽 2시 넘도록 대화했고, 오늘 아침에 국민 여러분에게 저희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개혁 입법에 대한 견해는? 선거 직후 합당하면 '다당제'라는 안철수 후보 소신에 반하는 것 아닌가?

    △안철수 "저는 다당제가 소신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 87년 체제 이후 양당제가 민주화도 하고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이끌고 오는 등 나름의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한계에 부닥친 것이 양당끼리 극한의 대립으로 싸우기만 하고 국민의 민생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선거에서 이긴 사람들이 세금으로 자기 편을 먹여살리고 민생을 돌보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지금의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로는 거대 양당만 존재한다. 중대선거구제 또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한다. 또 하나는 대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 문제는 헌법재판소 판결부터 얻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위헌 소지가 없다면 다음 대선부터는 단일화가 필요 없는 더 바람직한 대통령선거 제도를 만들 수 있다. 민주당도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민주당이 얘기한 다당제 기반 국회의원선거구제와 대통령제, 권력구조에 대한 부분들을 함께 합의해 진행하기 바란다."

    -공약도 지지하나?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선을 6일 남겨두고 유권자를 어떻게 설득할 생각인지?

    △윤석열 "저와 안철수 후보 공약에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저희가 단일화하고 합당해 정부를 함께 운영하는 것은 서로의 차이를 논의를 통해서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취지로 봐 달라. 서로 다른 부분은 이견을 조율해가면서 하겠다."

    △안철수 "추가로 말씀드리면 그래서 인수위원회가 있는 것이다. 인수위에서 공약들이 실제로 실행 가능한지, 재정을 추계해 그 추계가 정확하고 그 재정을 갖고 올 부분들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병사 월급, 최첨단 무기체계의 우선순위, 예를 들면 경항모가 더 필요한지 하이급 고성능 비행기가 더 중요한지 그런 문제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저희대로, 국민의힘대로 각자 있다. 인수위에서 함께 모여 논의하면 대한민국을 위해 훨씬 더 좋은 안을 만들 수 있는 시너지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