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주·청주 거쳐 원주로… 尹, 이틀 만에 국토 'X자' 훑어광주·전주에선 호남 결단 촉구… 충청서 李 비판하다 분노대장동엔 "국민 약탈 행위" 李엔 "이런 사람이 공당 후보냐"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 전주 덕진군 전주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 전주 덕진군 전주역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6일 광주·전주·청주·원주 등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 서울·대전·대구·부산을 돌며 유세를 펼친 데 이어 이틀 만에 국토를 'X자'로 훑으며 정권교체 열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광주와 전주에서는 지역주의 타파를 앞세우며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민심 흔들기에 주력했다. 대선 캐스팅보트인 충청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분노한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與 핵심 지지층 광주서 "지역주의 깨겠다"

    윤 후보는 이날 광주시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방문으로 이틀차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눈이 내리는 영하권 날씨에도 1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정권교체, 윤석열"을 외쳤다. 

    윤 후보는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무인도에 들고 갈 3가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실업·부정부패·지역감정이라 답하셨다"며 "민생을 늘 생각하는 거인의 말씀이었다. 현명한 전남도민과 광주시민이 지역의 독점정치를 깨고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이 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에 걸친 민주당 독점정치가 광주와 전남을 발전시켰나. 이 정권은 세금을 어마어마하게 차출하면서도 광주와 호남 발전에 썼는가"라고 물은 윤 후보는 "본인 지지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베풀고 (생활이) 어려우면 본인들을 지지하라고 한다. 이게 정치냐"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민주당은)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과 집 있는 사람, 집 없는 사람을 나눈다. 못사는 사람과 집 없는 사람은 민주당에 굴러 들어오는 표이고, 잘사는 사람은 국민의힘이라는 논리인가"라며 "왜 잘사는 사람은 민주당 찍으면 안 되고,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분들은 국민의힘 찍으면 안 되나. 왜 이런 편을 가르고 고정표를 만들려고 하니 부동산정책이 실패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선은 5년마다 있는 대선이 아니고 민생을 살리느냐 죽이느냐 선거"라고 강조한 윤 후보는 "잘사는 사람 못사는 사람과 집 있는 사람 집 없는 사람을 갈라쳐 편하게 정치권력을 향유하려는 세력에게 정권 연장을 허락하지 않고 상식에 입각해 국정을 운영하려는 제게 힘을 실어 주실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해온 대로 정권 연장을 허락할 것인지 걸려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대통령 당선 시 광주를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시민들이 광주를 데이터와 AI 도시로 방향을 잡은 데 대해 대단히 높이 평가한다"고 밝힌 윤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AI 기반 첨단 과학기술산업 도시로 만들겠다. 광주 자동차산업과 AI, 데이터 결합으로 자율주행차분야에서 선도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또 최근 여권이 공세를 펼치는 정치보복 프레임의 문제점을 들며 문재인정부 식의 적폐청산이 아닌 부정부패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무인도에 부정부패를 가져간다고 했다. 정치보복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상기시킨 윤 후보는 "저 윤석열은 정치보복을 생각해본 적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니 (민주당은) 엉터리 프레임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어 "부패의 척결은 민생의 확립을 위해 선결조건으로 반드시 해야 한다. 부패한 사회에 어떻게 경제적 번영이 있느냐"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저를 도왔던 사람, 측근 등 누구도 막론하고 부패에 연루되면 단호히 벌 주고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에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알리는 거사였다"며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이 지역의 산업과 공업, 학교를 육성해 이 지역을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의 도시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이 불러 주고 키워준 제가 지역주의를 깨고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루고 이를 발판으로 대한민국 번영과 광주 발전을 기필코 이뤄내겠다"며 "압도적 승리의 3월9일을 위해 여러분과 승리의 행진을 시작하겠다.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자"고 외쳤다.

    광주에서 4선을 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도 연단에 올라 "광주·전남이 문재인정권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줬지만 남는 것은 한탄이었다"며 "3월9일은 문재인정권을 반드시 심판하고 윤석열 후보를 통해 정권교체해 나라를 바로 세우자"고 말했다.

    "수십년간 달라진 것 없어" 전북서도 결단 호소

    전북 전주로 이동한 윤 후보는 전주역 앞 유세에서도 민주당이 호남 발전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지적하며 지역주의 타파를 통한 호남민의 과감한 결단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선거 전문 정당 같다. 선거 때만 되면 예외 없이 예쁜 옷을 입고 나타나 이거 준다 저거 준다 해 놓고 수십 년 동안 달라진 게 있는가. 전북이 발전을 했는가"라고 물은 윤 후보는 "속는 것도 한두 번이다. 이제 호남,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 호남이 자기네 텃밭이라고 하는 생각을 이번에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을 겨냥해서는 "이 사람들은 부정부패를 마치 정치보복처럼 생각하는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부패를 놔두고 번영할 수가 없다"며 "국민에 대한 약탈 행위다. 얼마나 잘못을 많이 했길래 부정부패를 엄단하고 법치를 세운다는 것을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만들어 국민을 기만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불의의 기득권도 타파하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해묵은 지역주의의 사슬을 끊고 통합과 포용의 대한민국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민주당에 있다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도 연단에 올라 "우리는 과거 민주당이 흑을 백이라고 해도 믿는 민주당의 정치적 볼모였다"며 "호남인들이 민주당 외에는 선택할 정당이 없다는 것을 알고 민주당은 우리를 잡아 놓은 물고기처럼 대했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굵직한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충청권 청주에서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있는 만큼 민주당을 향한 비판에 주력했다. 그는 "상대 후보를 인신공격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비교할 게 없기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저쪽은 연일 조작 선동 공세를 퍼붓지만 저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과만 말씀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잘하는 게 하나 있다. 선거 때 국민을 속이는 거 하나는 올림픽 금메달감이다. 자기들끼리 내로남불로 편을 갈라 이권을 떼준다"고 비난한 윤 후보는 "민주당 공약은 국민에게 금송아지 나눠 준다고 해서 믿을 수 있는가. 더 이상 속지 말라. 저 공약이 전부 엉터리고 기본소득을 나눠 줘서 국민의 행복에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 ▲ 호남지역을 방문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을 방문해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호남지역을 방문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광주 송정매일시장을 방문해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이런 사람을 공당 후보로" 李 비판하며 분노한 尹

    윤 후보는 특히 이 후보 비판을 이어갈 때는 목소리가 점점 고조되면서 분노하다 애써 진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후보는 "대장동 땅을 수용당한 사람, 여기서 아파트 사서 들어온 입주민 다 착취 당하고 약탈 당한 거 아닌가. 이 돈이 누구 돈인가. 백성의 고혈 아니냐"며 "이런 사람을 공당의 후보로 내세우고 나라가 잘 돌아가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이날 청주 상당구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한 정우택 후보를 돕기 위해 나경원 전 의원, 이종배·윤주경·엄태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원 연설에 나선 나 전 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본인이 유능하다고 했다. 무엇이 유능하냐면 대한민국 등골을 빼먹는 것"이라며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을 보면 우리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것을 빼먹은 거다. 이런 사람한테 나라를 맡기면 성남시민과 경기도민의 등골을 빼먹은 것에 이어 대한민국 국민의 등골을 빼먹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강원도로 자리를 옮긴 윤 후보는 원주시 문화의 거리를 방문해 동서 화합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날 국민의당 유세차량 사고로 사망한 고인을 애도하며 하루 동안 유세활동에서 로고송을 틀지 않고 율동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도 이날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로 빈소를 방문해 조문한다.

    경찰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충남 천안에 정차해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의 유세버스 안에서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지역 선거대책위원장 A씨와 버스 운전기사 B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은 버스의 자가발전장치 가동 과정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버스 내부로 들어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