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 DJ DOC 노래 부르며 "이런 사람 뽑으면 안 된다"방송 다음날 하차… 본인 블로그 통해 "민주당 항의로 하차" 폭로해 논란이민주 민주당 선대위 공보특보 "공보특보로서 문제제기… 외압은 아니다"SBS 출신이 SBS PD 하차시켜… SBS, 시청자위원회에 '진행자 교체' 자문키로
  • ▲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홈페이지 캡쳐
    ▲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홈페이지 캡쳐
    SBS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던 이재익 PD가 SBS 기자 출신인 이민주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보특보의 항의로 하차당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날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이 특보는 SBS 라디오센터 간부에게 이 PD와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이 특보는 1995년 SBS에 입사해 2016년까지 SBS에 몸담았고, 2018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공보특보에 임명됐다.

    이 PD는 지난 4일 방송에서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를 틀고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를 따라 부른 뒤 "이런 사람은 절대로 뽑으면 안 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김혜경 저격한 이재익 PD… 이틀 뒤 방송에서 하차 통보

    이후 이 PD는 6일 방송에서 "DJ DOC 노래 가사를 따라 읽으면서 하지 말았어야 할 부적절 발언을 한 것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선이라는 엄중한 이벤트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방송에서 하는 말 한마디가 어느 한 쪽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깨닫지 못하고 생각 없이 이야기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PD는 이어 "오늘 방송을 끝으로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내일(7일)부터 다른 진행자가 방송을 진행한다"며 하차 의사를 밝혔다.

    당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를 대상으로 한 '황제 의전'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불거진 때였다. 

    갑작스러운 하차 통보가 논란이 되자, 이 PD는 같은 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민주당 항의로 하차한다"고 폭로했다. 이후 민주당의 SBS 외압 논란이 일었고,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와 한국PD연합회 등은 민주당과 SBS 측에 이 PD의 하차를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특보는 이 매체에 "선거를 앞둔 엄중한 시기에 (이 PD의 발언은) 도가 지나쳤다고 판단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외압 논란과 관련해서는 "의견 제시를 한 것뿐 (하차에 관한) 판단은 사측이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특보는 그러면서 "공보특보로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이를 압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 매체에 재차 외압 논란을 부인했다. 

    이민주 "압력이라고 표현하는 건 잘못"

    이 특보는 "친정(SBS)이 엄중한 시기에 부적절한 방송을 했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며 "(하차에 대한) 판단은 사측이 내린 것이다. 내 입에서 설사 강한 말이 나왔대도 상대방이 거기에 겁을 먹어야 압력이 성립되는 것 아니겠나. SBS 스스로 살펴봐도 내 문제제기가 타당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특보는 이 PD의 발언과 관련 "청취자들에게 전달되면 결과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것과 같고, 이는 (이 후보를 향한) 낙선운동이 될 수 있다"며 "시사 프로그램에서 일방적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 입장에서 항의나 의견 개진 없이 넘어가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르지 않다. 나로서는 합당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이 매체에 거듭 강조했다.

    한편 SBS 노사는 지난 11일 이 PD 하차 건과 관련해 방송편성위원회를 열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에 이 PD의 복귀를 요구했고, 사측은 공정성과 객관성 훼손을 이유로 사과할 뜻이 없다는 견해를 밝히며 이 PD 복귀 요구를 거부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한 노사는 진행자 교체 안건과 관련, 오는 23일 시청자위원회의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