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감시단 "5개 공영방송사, 설 연휴에도 李 두둔하기 바빠"이동형, YTN 방송서 "페미니즘·북한·중국 혐오하는 2030세대"뉴스데스크·뉴있저, 김혜경 논란 전하며 '비서 잘못'으로 단정
  •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좌)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이동형. ⓒTBS·YTN 홈페이지 캡처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좌)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이동형. ⓒTBS·YTN 홈페이지 캡처
    '친여 성향' 방송인으로 잘 알려진 김어준이 방송 중 김혜경 씨(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언급하며 "김씨가 직접적으로 시켰다는 증거가 없으니 비서관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수차례 김씨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대 대통령 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하 국민감시단)'이 발표한 '제10차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김어준은 지난 3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 배모 씨가 비서실 직원에게 '사모님이 내일 초밥 올려달라고 그랬다'라고 말한 통화기록과, 초밥을 결제한 돈이 '업무추진 부서 격려 경비 지급'으로 기록돼 있는 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김혜경 씨가 직접적으로 시켰다는 증거가 없으니 배씨의 책임"이라며 말하며 논리적 타당성 없이 김씨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적으로 유용한 돈을 공식행사에 쓰인 것처럼 하기 위해 개인카드로 결제했다가 취소하고 다시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있음에도 김어준은 '결제시간'이 붙어있다는 이유 만으로 "앞뒤가 안 맞는다"고 단정했다.

    또한 배씨가 빨랫감 심부름 등을 김씨 모르게 진행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려운 사실임에도 김어준은 이런 의혹을 전혀 짚지 않았다.

    김어준은 4일 방송에서도 "법인카드 내역은 공개되기 때문에 사적으로 유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계속해서 김씨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김어준은 이날 "법인카드를 한 사람이 갖고 있어, 다른 사람이 먼저 결제하고 그 후에 법인카드를 가진 사람이 결제했다"고 주장하며 '결제시간이 붙어있기 때문에 앞뒤가 안 맞는다'고 했던 전날과는 다른 논리를 전개했다.

    또 김어준은 제보자가 이재명 후보의 친인척 추석 선물을 준비했다는 점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한 과일가게에서 과일이 아닌 다른 물품들도 구매했다는 사실, 이 가게에서 총 4000만원의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점 등이 논란이 되고 있음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은 전혀 다루지 않았다.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무속 관련 논란을 거의 2주간 계속해서 방송하며 논란을 재생산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태로, 선거방송심의 특별 규정 5조 공정성, 6조 형평성, 8조 객관성, 10조 1항 시사프로그램 형평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국민감시단은 주장했다.

    "뉴스데스크, '과잉의전' '공무원 과욕이 빚은 사건'으로 김혜경 논란 보도"

    국민감시단이 발표한 보고서 따르면 설 연휴가 낀 지난 한 주간 '김어준의 뉴스공장' 외에도 다수의 공영방송 뉴스·시사프로그램에서 편파방송 사례가 포착됐다.

    그 중에서도 '편파성'이 가장 두드러진 프로그램은 'MBC 뉴스데스크'였다. 국민감시단은 "뉴스데스크는 유력 야당 대통령 후보 부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리포터나 심층취재 등으로 문제제기를 해 온 반면, 여당 후보 부부 문제는 축소하고 검증을 회피해 현저히 균형을 상실했다"며 "이는 선거방송심의 특별규정 4조 정치적 중립, 5조 공정성, 6조 형평성, 8조 객관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일 뉴스데스크는 대장동 비리 의혹 관련자인 곽상도 전 의원이 구속된 사건을 크게 보도하면서, 이재명 후보와 연관성이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3일에는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전하면서 "과잉 의전" "공무원의 과욕이 빚은 사건" "7급 공무원이 쇠고기를 산 것은 배씨의 지시 때문"이라고 책임 소재를 단정하며, 김혜경 씨의 잘못이 아닌, 배씨의 개인적 잘못으로 몰아갔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도 지난 한 주간 여당에 유리한 편파방송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5일까지 검찰조직 문제, 이재명-윤석열 후보간 토론 무산 책임논란, 김건희 녹취록 등의 이슈를 반복적으로 길게 다룬 반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사용 의혹은 짧게(2분 미만), 그것도 민주당 입장 위주로 다룬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야당 유력 후보와 부인, 장모 의혹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거나, 검증에 검증을 거듭하던 행태와 명확히 대비된다"고 국민감시단은 지적했다.

    이동형 "페미니즘·北·中 혐오하는 2030"… 국민감시단 "근거 없이 매도"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도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5일까지 김학의 전 차관 무죄 판결에 대한 반박, 이재명 후보의 눈물 연설과 공약 긍정평가, 김건희 씨 녹취록, 무속인 논란, 사드배치 논란 등을 크게 다룬 반면, 이 후보에게 불리한 배씨 문제는 축소하거나, 허술한 해명을 그대로 인용하는 등 편파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국민감시단은 분석했다.

    '정치인' 안귀령을 배출한 YTN '뉴스가 있는 저녁(뉴있저)'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감시단은 "지난 3일 방송의 경우 김혜경 씨 관련 내용은 정치권 공방 리포트 한 개만 있었을 뿐 추가 보도는 없었고, 정치 평론가와 변호사가 나와 향후 대선후보 간 TV토론에서 김혜경 씨 문제가 쟁점이 될지,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한지를 간략히 언급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국민감시단은 "아울러 '뉴있저'는 김혜경 씨를 둘러싼 여러 범죄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목을 '과잉의전 논란'으로 처리해 마치 모든 책임이 경기도 직원들에게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며 "이런 내용은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보도 행태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윤석열 후보나 김건희 씨에게 불리한 이슈를 'PD 현장 취재' '평론가 대담' 등으로 28건이나 다룬 것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 불공정 보도였다고 국민감시단은 평가했다.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는 지난 3~4일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각종 의혹과 논란을 소개하며 사실 관계를 일부 왜곡하거나 문제를 축소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행자 이동형은 관련 의혹에 대해 엄격한 조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게 나온 게 없다거나, 9개월 동안 1건 나왔다는 식으로 자의적 해석을 내렸다.

    지난 3일에는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 '2030세대'를 '페미니즘·북한·중국 혐오 집단'이라고 일방적으로 매도했다고 국민감시단은 평가했다.

    또한 국민감시단은 전날 여야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충청을 포함해 강원 등 여러 지역이 사드 배치 후보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음에도, '그럼 충청은 뭐가 됩니까?'라는 발언을 통해 윤 후보가 마치 충청 한 곳만 후보지로 거론한 것처럼 사실 관계를 왜곡했다며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의 편파성을 거듭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출범한 국민감시단에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바른언론인모임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방송모니터단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주)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한국도농상생연합회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총 24개 단체가 참여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