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7일 언론 인터뷰서 野 단일화에 "배제하지 않는다"국민의힘 6일 "단일화 논의 없다"→7일 "열려 있다" 선회국민의힘 의원 105명 중 55명 "단일화 꼭 필요하다"이준석 측 "다자대결서 1등… 단일화론, 尹 불안감 조성"
  •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지난 1월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3·9대통령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단일화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 의견이 양분되는 조짐이다.

    野 단일화론 군불때기에…이준석 측 "尹, 다자 구도서도 1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측은 당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 사이의 단일화론이 대두하자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정무실장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3~14일이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이다. 대략 일주일 남아있다"며 "야권 후보 단일화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는데, 벌써 예견된 일이었지만 현실화되니 참으로 암담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김 정무실장은 "1등으로 달리고 있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마치 후보 단일화만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호도될 가능성이 높다"며 "후보 단일화론이 가지는 피로감, 그 지난한 과정들이 실제로 대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저기 거간 역할을 해보려는 분들이 나서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도, 우리 당에게도, 우리 후보에게도 정치적으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한 강 전무실장은 "우리 당과 우리 후보는 세대연합론(세대포위론)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지지층 확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정무실장은 이어 "안철수 후보의 고독한 결단과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안 후보와 단일화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설마 또 익명질인가. 진절머리가 나려고 한다"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한 비례대표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익명 인터뷰에서 "이 대표 등이 (야권) 단일화에 선을 그어서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할 뿐, 내부적으로는 아직도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이 꽤 있다"고 언급한 것 등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 105명 중 55명 "단일화 꼭 필요"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 찬성론이 다소 우세하지만 그럼에도 양분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국민일보는 7일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전수조사해 단일화에 따른 당 내 여론을 보도했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은 106명이지만 구속 수감된 정찬민 의원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권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은 국민의힘 의원은 절반이 넘는 55명(52.4%)에 달한다.

    다만 역시 절반에 가까운 50명은 단일화 필요성에 회의적이거나 침묵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자강론'을 지지하고 단일화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의원은 16명(15.2%)이었고, 12명은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등으로 '회의적'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또 다른 의원 18명은 '전략적 침묵'을 택했고, 4명은 조사에 응답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단일화의 당사자인 만큼 원론적인 견해를 견지했다. 윤 후보는 이날 보도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후보 단일화 언급 자체가 안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대선에 나온 분이라는 점에서 저와 방향이 같다. 합쳐서 갈 수 있으면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제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 ▲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회의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회의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尹 "단일화 배제하지 않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단일화 문제에 관해 하루 만에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권 본부장은 지난 6일 '공식 입장'을 통해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 없고 향후 계획을 논의한 바도 없다"며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선대본부 내 일부 인터뷰 내용은 개인 의견일 뿐 선대본부 입장과는 아무 관련 없음을 알려 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제는 (단일화를) 언급할 때가 됐다. 선거가 며칠 안 남았다"고 한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의 발언에 각을 세운 것이다.

    권 본부장은 그러나 하루 만인 7일 선대본 회의를 마친 후에는 단일화 카드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대전제로 태도를 선회했다. 

    권 본부장은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열린 자세를 보이면서 참모들도 방향을 신중론으로 조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윤·안 후보 단일화가 자칫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때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의 패배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2012년 대선 과정은 내내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질 수 없는 구도로 흘러갔고, 안 후보가 '양보'까지 하면서 유리한 흐름이었지만 실전에서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결국 승리하지 않았나"라며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하면, 안 후보의 표가 반드시 윤 후보에게 온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그 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결집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공개 언급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대선후보 초청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뒤 "어제는 아니라고 했다가 오늘은 된다고 하느냐"며 "이런 문제는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