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수상…현재 라움아트센터 마케팅팀 차장 근무 "인생작은 '빌리 엘리어트', 한해 티켓 값만 1500만원"
  • ▲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에서 '올해의 관객상'을 수상한 권민정 씨.ⓒ본인 제공
    ▲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에서 '올해의 관객상'을 수상한 권민정 씨.ⓒ본인 제공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일치하는 경우를 가리켜 '덕업일치'라고 부른다. 덕업일치에서 '덕'은 한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덕후'를, '업(業)'은 직업을 뜻한다. 

    지난 10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에서 '올해의 관객상'을 수상한 권민정 씨. 그는 유명 대학병원의 행정직을 과감히 그만두고 평소 즐기던 공연을 업으로 삼은 프로 관극러다.

    현재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라움아트센터에서 마케팅팀 차장으로 근무 중인 권 씨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1년에 한 명밖에 주지 않는 특별한 상을 받게 돼 무척 영광이에요"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관객상'은 2021년 한해 동안 인터파크를 통해 가장 많은 작품을 관람한 관객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뮤지컬 127편을 봤다. 클래식 공연까지 합치면 180여 편이며, 티켓 예매에 쓴 돈은 1500만원 정도라고 한다.
  • ▲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에서 '올해의 관객상'을 수상한 권민정 씨.ⓒ한국뮤지컬협회
    ▲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에서 '올해의 관객상'을 수상한 권민정 씨.ⓒ한국뮤지컬협회
    "작년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10번, 클래식은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를 7번 관람했어요. 첫 뮤지컬은 1999년 11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엄마랑 본 '태풍'이에요. 어렸을 때였는데도 남경주·이정화 배우님의 하모니에 가슴 두근거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이어 자신의 인생 뮤지컬로 '빌리 엘리어트'를 꼽았다. "초연부터 삼연까지 매 시즌 놓치지 않았어요. 할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냐는 빌리의 질문에 할머니가 회상하는 신이 나오는데, '할머니의 지난 인생은 어땠을까' 생각하게 돼요. 영화와 다르게 발레리노로 성공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진 않지만 빌리와 마이클, 마을 사람들의 앞으로를 상상하게 만들어줘서 이 작품을 가장 좋아해요."

    권민정 차장은 라움아트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연, 웨딩, 아카데미의 각 사업분야 프로모션과 이벤트·콘텐츠를 기획하고 웹사이트·SNS 운영, 출연진 섭외 등의 홍보·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2020년 뮤지컬 '제이미'를 보고 이직을 결심했다.

    "극 중 휴고 아저씨가 제이미에게 '너는 조물조물 빚어지는 중이고 너의 서사는 계속 될거야'고 말해주는데, 제게 큰 용기를 준 한마디였죠. '제이미' 막공 때 최정원 배우님이 '어렸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평생 일을 안하고 살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제 인생인 것 같아요. JOB이 아니라 제 삶이었기 때문에 너무 행복합니'라고 말씀하셨어요. 이직의 강력한 동기가 됐어요."
  • ▲ 권민정 씨는 라움아트센터에서 홍보·마케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본인 제공
    ▲ 권민정 씨는 라움아트센터에서 홍보·마케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본인 제공
    소셜베뉴(social venue)는 유럽 대도시의 상류층이 모여 파티·웨딩·전시·공연 등의 문화를 즐기면서 서로 교류하는 공간을 뜻한다. 유럽의 성을 옮겨 놓은 듯한 소셜베뉴 라움은 지휘자 금난새가 이끄는 신포니아 라움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비롯해 마티네 콘서트, 디너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권 차장은 "오는 4월 열리는 젊은 실내악단 클럽M의 기획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클럽M은 예전부터 좋아하던 연주자들이에 모인 단체에요"라며 "피아니스트 박종해·송영민, 첼리스트 조윤경·이호찬, 성악가 염정제 등 훌륭한 클래식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마티네 콘서트도 매달 열리는데, 정말 기대돼요"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시대에 공연을 보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는지 물었다. 그는 "스태프, 배우, 연주자 등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해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어요. 공연장이야말로 가장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곳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첼리스트 요요마 선생님께서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에게 음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서로 단절된 상황에서 음악은 물리적인 힘이자 에너지다'고 언급하셨어요. 희망을 노래하다 보면 다시 아름다운 세상이 올 거라고 믿으며 앞으로도 좋은 공연들을 많이 관람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