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토론' 정면돌파 후 정책에 주력…교통약자·병사 등 대상 다각화尹 "北 군사위협 속 국방 의무 청년들에 지출 우선순위"… 洪 "헛소리" 반발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후보자 연설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후보자 연설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병사 월급 200만원'과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리프트 버스' 등 공약을 내놓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겨냥해 대장동 개발 의혹 검증으로 '반(反)이재명' 세력을 모으면서도 정책으로 비전을 보여주며 외연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尹, 병사 월급 200만원 보장 공약

    윤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윤석열정부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보장하겠다. 병사들은 국가에 대한 의무로 자신들의 시간과 삶을 국가에 바치고 있다"며 "국가안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이 불가피할 때 희생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대로 설계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이제는 청년들의 헌신에 국가가 답할 때"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북한의 실질적 군사위협 속에서 살고 있다. 최근 그 위협은 더욱 커졌다"고 전제한 윤 후보는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들에게 국가재정 지출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그들에게 최저임금도 보장하지 않는 것은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에서 납득할 수 없는 곳에 사용한 예산을 삭감하는 등 엄격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자신했다. 앞서 윤 후보는 올해 예산이 1조4650억원인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여론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현재 병사 봉급은 연간 2조1000억원이 소요되는데, 이를 최저임금으로 보장할 경우 지금보다 5조10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소개한 윤 후보는 "지난 4년 한 해 예산이 무려 200조원 넘게 늘었음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재량 예산 활용해 당선 즉시 시행 계획

    현재 병사 월급은 병장 기준 67만원이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 당선 즉시 병사 월급 200만원을 실행할 방침이다.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의 권세호 고려대 겸임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부가 가치판단에 따라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한 해 300조원 정도 된다. 이런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생각"이라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규모를 25조원 정도로 주장했다. 병사 월급 인상을 위한 5조1000억원은 전혀 무리가 아닌 충분히 반영이 가능한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인천에서 최근 공약이 2030 남성들에게 편중됐다는 지적에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남성이니 여성이니 분류하는 시각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특히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의 경우 "부모들도 (장병들을) 도와 줘야 할 부담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고 안정되게 자녀들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으므로 꼭 20대 남성만을 위한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최근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당연히 국민적 의혹이 많은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검증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TV토론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후 전기차 충전요금 5년 동결, 지하철 정기권 활용 확대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간 가족 관련 의혹으로 호감도가 내려간 윤 후보가 이 후보와 대척점인 점을 부각함과 동시에 미래를 맡길 수 있는 '준비된 대통령후보' 이미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도 윤 후보는 '59초 쇼츠'(짧은 동영상)를 통해 장애인 저상버스 보급 확대와 탈세를 막는 법인차량 번호판 구분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시내버스 3만5445대 중 저상버스는 9840대로 27.8%(2020년 기준)이지만 휠체어 탑승 가능 고속버스는 등록된 2278대 중 10대로 0.44%에 그친다. 이에 시내버스뿐만 아니라 시외‧고속‧광역버스도 저상버스와 리프트 설치 버스 비율을 늘려 휠체어를 타는 교통약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이다.

    윤 후보는 영상에서 '생활불편' '배려부족' '보조금 미흡' '사용불가' 등의 자막과 함께 더부룩한 표정으로 배를 문질렀다. 이후 '저상버스 확대'라는 해결책이 나오자 개운한 표정으로 활짝 웃었다.

    또 탈세를 위해 법인 용도로 억대 수입차를 구입한 뒤 개인차로 사용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일반 차와 다른 색상을 넣은 법인차 번호판을 도입하자고 했다. 현재 법인차와 일반차의 번호판이 같아 기업의 대주주 등이 세제 혜택을 받는 법인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관행이 이어진다는 지적에 이은 공약이다.

    재정 지출 공약에 일각서 "헛소리" 비판

    윤 후보의 공약 발표에 내부 반응은 엇갈렸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서 '병사 월급 200만원'공약에 "그 공약은 헛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언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젊은이들에게 혈세를 퍼줄 궁리하지 말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희망을 줘야지, 이러면서 기본소득 반대 명분이 있느냐"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