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국힘, 빈틈 노리는 安… 선대위 주요 메시지 '尹 때리기'대선 3수임에도 "여의도 낡은 정치" 언급… 대선 완주 의사는 확고
  •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이종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이종현 기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지자 그 틈새를 노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와 동시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갈 곳 잃은 '야심'(野心) 흡수에 나섰다.

    안 후보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올해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수적천석(水滴穿石·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의 각오와 노력으로 기득권·불공정·부도덕·불합리에 당당하게 맞서며 구체제(앙시앵레짐, 프랑스혁명 이전의 제도)를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저 안철수는 담대한 변화와 혁신의 각오로 새 시대의 문을 열겠다"고 다짐한 안 후보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직 국민만 보며 더 나은 정권교체, 즉 정권교체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저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호언했다.

    "기득권 양당 후보, 더 많은 무능과 오류"

    안 후보는 그러면서 거대 양당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지난 4년 반, 우리는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독선, 거짓과 위선을 지켜봤다. 개혁을 얘기했지만 진짜 개혁은 회피했고, 적폐청산을 외쳤지만 자신들이야말로 적폐의 몸통이었다"고 전제한 안 후보는 "지금의 기득권 양당 후보를 보면 누가 되든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현재보다 더 많은 무능과 오류들이 있을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저는 거짓과 가식이 너무 많은 정치판을 다른 후보들보다 잘 읽지 못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이 시대는 어떠한지, 앞으로 어떤 변화가 다가올지, 한마디로 세상이 흘러가는 판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도 잘 읽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서초동과 대장동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안 후보는 "법률에 따라 과거에 대해 응징하는 법률가 리더십으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각각 변호사와 검사 출신이다.

    다만 2012년과 2017년에 이어 이번 대선이 자신의 세 번째 도전임에도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정치를 지배해온 여의도 낡은 정치로는 지금의 시대 흐름을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며 자신은 '신선한 정치인'으로, 거대 양당 후보는 '기득권 정치인'으로 규정했다.

    안 후보는 "세계 기술패권 경쟁과 기술동맹, 그리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있어 '과학기술 중심국가 전략'과 체계를 갖춰 '제2의 과학기술입국'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도자가 꼭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만, 세계가 변화하는 흐름을 알고 과학기술 전문가에게 제대로 질문할 수 있는 교양과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이날 올해 처음 열린 당 선대위 회의 모두발언 주요 메시지를 윤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다뤘다. 안 후보는 "정치도 마찬가지다. 누가 써준 것을 달달 읽거나 외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공지능이 있으니 너에게 맞는 직업을 조언해 줄 것으로 생각하는 정도가 우리 정치가 미래를 이해하는 수준이라면 그런 사고로는 미래를 읽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각종 행사에 참석해 준비해온 원고를 읽는 점과, 지난 22일 전북 전주에서 대학생들과 만나 "조금 더 발전하면 학생들 핸드폰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깔면 어느 기업이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을 때가 있다"고 기존에 있는 시스템을 미래기술이라고 언급한 내용을 예로 들어 비판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선대위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며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그 틈을 노려 자신의 상승폭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 안 후보는 9.2%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 조사보다 1.9%p 상승한 결과다. 같은 조사에서 이 후보는 41.0%, 윤 후보는 37.1%로 집계됐다.

    당 내에서도 "1월 중 安과 대결 구도"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안 후보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탄다면 이달 안에 지지율 역전까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권의 골든크로스와 관련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여유롭게 잡아서 설 전에, 1월 중으로 안철수와 또 다른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자신했다.

    안 후보도 완주 의사를 확고히 했다. 당 선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안 후보는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려고 나왔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며 "제가 가는 길은 기득권 양당이 가는 길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묻자 "더 구체적인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다시 성장동력을 회복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또 우리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복지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그런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으로 국민 옆에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8.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개요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