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국정원 1차장 "최고 정보기관 수장 네 명 감옥행… 세계사에서 찾아볼 수 없어"박왕규 前 공사 "수감 중인 국정원 직원들… 한평생 나라 위해 목숨 걸고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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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퇴직자 1527명이 '국정원장·간부 사면·복권을 위한 국정원 전직 직원모임(이하 직원모임)'을 결성하고 현재 수감 중인 전 국정원 직원들을 사면해 달라고 촉구했다.직원모임은 30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안보업무를 수행하다 적폐로 몰려 무리하게 사법처리된 전직 국정원장 및 직원들에게 이른바 법관용이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내란 선동한 이석기도 가석방됐는데… 전 국정원장들은 아무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이날 자리에 참석한 염돈재 전 국정원 1차장은 "한명숙 전 총리가 사면·복권되고, 내란선동죄의 이석기 전 의원이 가석방됐다"면서 "그런데 영어의 몸이 돼 있는 네 분의 국정원장(원세훈·남재준·이병기·이병호)과 실형을 선고받은 국정원 간부 40여 명에 대해서는 아무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아 매우 유감"이라고 토로했다."네 분의 국정원장과 40여 명의 국정원 간부들은 모두 30년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해온 모범적인 공직자들"이라고 강조한 염 전 차장은 "대법원 판결로 추락된 국격과 국정원의 명예회복에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이 기간을 단축하고 이들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사면·복권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염 전 차장은 "최고 정보기관 수장 네 사람이 이렇게 한꺼번에 감옥에 간 것은 세계 역사에서도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참혹한 참사”라면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정원 및 전·현직들의 명예는 바닥으로 추락하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유동열 "국가안보업무 수행하다 적폐로 몰린 국정원 직원들… 법관용 철저히 외면돼"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개인비리가 아닌, 국가안보업무를 수행하다가 적폐로 몰려 무리하게 사법처리된 전직 국정원장 및 직원들에게 이른바 법관용이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념적 편향성을 가지고 자기 편이라 생각되는 이석기에게는 허울 좋은 국민통합과 법관용을 내세웠다"고 유 원장은 비판했다.강채영 자유통일청년연합공동대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념전쟁, 공산제국주의와 백년전쟁에서 이기려면 국가정보원같이 음지에서 일하면서 국민에게 자유로운 삶을 보장해 주는 국가기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런데 국정원장 네 분이 동시에 정치적 박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로 수감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불행"이라고 언급한 강 대표는 "이는 국민통합과는 한참이나 거리가 먼 행위다. 국정원장 네 분을 즉각 풀어 달라"고 주문했다.박왕규 "미래를 위해 힘 합치자는 문 대통령… 과감한 사면·복권 단행해 달라"중앙정보부(국정원의 전신)에서 28년간 근무했다고 밝힌 박왕규 전 주영 대사관 공사는 "전 국정원장들에 대한 재판에서 국정원 예산의 청와대 전용에 뇌물죄·국고손실죄를 적용한 것은 이미 법률가들에 의해 그 부당성이 지적되고 있다"며 "이러한 예산 전용은 과거부터의 오랜 관행이라는 사실도 전혀 참작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박 전 공사는 이어 "제가 아는 한 현재 수감 중인 전 국정원장들은 모두 공직 재직 중 한 점 오점도 없이 오직 국가안보와 국가 발전에 헌신한 공직자의 표상들"이라고 추켜세웠다.특히 "3년6개월의 최장기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83세 이병호 전 원장은 주로 해외정보 분야에서 종사하면서 미국 CIA, 영국 MI6, 이스라엘 모사드 등 세계적으로 유수한 정보기관들과 협력·유대관계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소개한 박 전 공사는 "이 전 원장은 공직자 재산등록 시 재산 소유 최하위 그룹에 속할 정도였고, 그의 청렴성과 학구적 자세는 많은 공직자들의 귀감이 됐다"고 설명했다.박 전 공사는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께서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말씀대로 보다 과감한 사면·복권을 단행해 우리 모두 함께 미래로 전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우선 한평생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일한 안보의 역군들인 전 국정원장과 직원들을 사면·복권 조치해 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모든 참석자들이 정장 차림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염돈재 전 국정원 제1차장은 "전직자들로서 이 사안을 얼마나 위중하게 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우리나라 최고 정보기관 국정원이 이대로 가면 큰 위기에 빠진다는 사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