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임 대통령 임기 내내 구속하고 대선 목전서 한 분만 사면"이석기·한명숙 겨냥 "반발 무마하기 위해 전임 대통령 사면 활용"
  • ▲ 이명박 전 대통령. ⓒ정상윤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정상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통해 석방될 예정인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권을 국민화합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 따라 행사한다는 것이다. 

    "동의할 수 없는 사면 반발 무마용으로 전직 대통령 활용"

    이 전 대통령의 청와대비서실 참모들은 24일 성명을 통해 "12월24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을 보고 참담한 심정으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며 "우리는 이번 사면이 그 시기와 내용 모두 국민화합 차원이 아니라 정략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두 분 전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구속해 두었다가 대선을 목전에 두고 그 중 한 분만 사면했다"고 전제한 참모들은 "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더구나 법치의 원칙으로나 국민 정서상으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인사들을 사면하는데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전임 대통령의 사면을 활용했다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며 가석방이 결정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사면복권이 결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겨냥했다. 

    참모들은 "건강이 나쁜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풀려난 것은 본인을 위하여 다행한 일"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사면에서 제외시킨 것은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사법처리가 정치보복이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박범계, 이명박 사면 제외 이유에 "국민 정서도 고려해야"

    "이 대통령께서는 평소에 이 정권에서 사면받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힌 이들은 "그럼에도 우리는 고령의 대통령께서 코로나까지 겹친 엄동설한의 옥고를 잘 견뎌내시길 바란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정농단사건으로 징역 22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특별사면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39년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면으로 약 4년8개월 만인 오는 31일 0시 석방된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발표하면서 "건강 상태가 매우 중요한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부터 입원치료 중이다. 최근에는 지병 외에 치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등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이 전 대통령이 사면되지 않은 것과 관련 "그 사안과 내용이 다르다. 그런 부분도 고려가 된 것으로 안다"며 "국민적 정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