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회의 시작 전 순국선열에 묵념… 김기현 "5년간 위장 평화쇼"與, 연평도 관련 논평 하나 없이 당 회의에서도 침묵 일관
  • ▲ 고 문광욱 일병 유가족들이 23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제11주년 전투영웅 추모식 및 전승기념식'에 앞서 묘역을 쓰다듬고 있다.ⓒ뉴시스
    ▲ 고 문광욱 일병 유가족들이 23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전 제11주년 전투영웅 추모식 및 전승기념식'에 앞서 묘역을 쓰다듬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이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11주기를 맞아 희생된 민간인과 장병들을 추모하며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논평 하나 내지 않으며 침묵했다.

    김기현 "文정권 대북 굴종 탓에 도발이라 못 불러"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은 연평도 포격전 11주기가 되는 날이다. 북한의 (연평도) 피습도발로 민간인을 포함한 4명의 전사자와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소중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 북한의 무력도발을 거듭 규탄하며, 연평도의 영웅들을 마음 깊이 추모하고 기린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북한은 지금도 호시탐탐 대한민국의 영토·영공·영해를 위협하고 있지만, 문재인정권의 대북 굴종정책 탓에 우리 군은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도 못하고 도발을 도발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신세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가장 가까운 우방인 미국을 점령군이라 하고, 한일합병의 이유를 미국 승인이라고 하는 등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똘똘 뭉친 인물임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한 김 원내대표는 "지난 5년간 위장 평화쇼에 매몰돼 한미동맹을 방치하다시피 한 문재인정권을 보면서 노심초사했던 국민들은 문재인정권 시즌 2가 탄생하면 안보 불안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회의 참석자들은 회의를 진행하기 전 연평도 포격 11주기를 맞아 순국선열·호국영령을 향해 묵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의 불법적인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연평도 포격전이 발발한 지 1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며 "무고한 민간인의 삶의 터전을 향해 직접 포탄을 쏘아 떨어뜨린 무자비하고 반인도적인 도발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국가의 책무는 없다"고 강조한 윤 후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우물쭈물하거나 좌고우면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꿈꾸지 못하도록 강력한 국방력을 키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문재인정권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보현실을 외면한 채 오직 임기 말 성과를 위한 종전선언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11년이 지난 오늘, 북한의 우리 국민에 대한 안보위협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더 소극적이 됐다"고 꼬집었다.

    허 대변인은 "북한은 올해만 해도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계속된 무력도발 위협을 우리에게 가했지만, 정부는 도발을 도발이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진정한 평화는 굳건한 안보가 바탕이 돼야 하며, 대북정책에서도 단호한 대응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이틀 전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 참배

    국민의힘이 앞다퉈 민간인과 군인 희생자의 영면을 기원하면서 문재인정부의 굴종적 대북정책을 비판했으나 민주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연평도 관련 논평을 내지 않았고 윤호중 원내대표, 박완주 정책위 의장 등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연평도 관련 모두발언 없이 이재명 후보의 '전국민 선거대책위원회', 종합부동산세 등과 관련해서만 발언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1일 국립대전현충원의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일방적인 도발에 대해서는 용인하지 않겠다. 민간인 지역에 대한 불법도발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며 "희생된 장병들이 정말 꽃다운 청춘들인데 안타깝게도 이런 일들을 당한 점에 대해,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이 후보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의 대선용 안보쇼에는 악어의 눈물도 아깝다"며 "이 후보는 과거 성남시장 재임 당시 천안함 폭침에 대해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는 말도 안 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천안함 희생장병 가족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2015년 8월 서부전선 포격사건 당시에는 '북에서 먼저 포격? 연천 주민들은 왜 못 들었을까'라고 북한 도발을 의심하는 발언을 트위터에 올렸다"며 "이 후보는 단순히 대선 안보쇼 대신 천안함 폭침에 대한 명백한 입장, 북한 비핵화가 먼저인지 대북제재 완화가 먼저인지 명백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