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공연 중단, 21개월 만에 12월 2일부터 재개
  • ▲ 18일 서울 중구 명동 난타 전용극장에서 명동 '난타' 재개막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총예술감독.ⓒPMC프러덕션
    ▲ 18일 서울 중구 명동 난타 전용극장에서 명동 '난타' 재개막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총예술감독.ⓒPMC프러덕션
    "다다다다다다…얼쑤!" 1997년 10월 10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대사가 없는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 '난타'가 처음 무대에 올랐다. 유명배우 한 명 없는 이 공연은 칼과 도마 등 주방도구는 멋진 악기가 됐으며, 신명나는 사물놀이의 리듬은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개막 2주 만에 연일 매진을 기록했으며, 1999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최고 평점을 받았다. 2004년 3월 한국 창작 공연 처음으로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 전용 극장을 오픈했고, 국내 최초 외국인 관람객 100만 명 돌파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난타'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3월 공연을 잠정 중단했다. 서울의 명동·홍대와 제주를 비롯해 중국 광저우, 태국 방콕의 전용관이 문을 닫았으며, 추진 중이던 하와이 공연장도 막바지 단계에서 멈췄다.

    "1~2개월이면 코로나19 상황이 끝날 줄 알았는데, 공연을 다시 하기까지 20여개월이나 걸렸다. '위드 코로나'로 상황이 나아지고 있고, 오랫동안 극장 문을 닫으면 '난타'가 잊혀질 것 같다는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었다. '난타'를 잘 알고 있지만 아직 보지 못한 국내 관객이 더 많다."
  • ▲ 18일 서울 중구 명동 난타 전용극장에서 명동 '난타' 재개막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PMC 프로덕션
    ▲ 18일 서울 중구 명동 난타 전용극장에서 명동 '난타' 재개막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PMC 프로덕션
    '난타' 명동 전용관이 12월 2일부터 재개한다. '난타'를 기획하고 제작·연출한 송승환 PMC 프로덕션 예술총감독은 "무대 위에 서야할 배우들이 택배, 배달, 식당 서빙을 했다. 다시 분장실에 모여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이 공간에 들어오기가 너무 힘들었구나'고 느꼈다. 감사한 마음으로 모두 열심히 두드리겠다"고 말했다.

    '난타'는 열악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 성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송승환 예술감독의 혜안으로 탄생했다. 한국 전통가락인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린다. 전 세계 58개국 318개 도시 투어를 통해 누적 관객 약 1400만명을 동원했다.

    송 예술감독은 "난타는 관객의 70% 이상이 외국 관광객이다. 아직 공항의 문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문을 연다는 게 조심스럽지만 '곧 열리겠지'라는 기대감이 있다. 해외 공연은 내년 9월 미네소타를 시작으로 미국 투어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난타'는 코로나로 해외로 떠나지 못하는 관광객들의 국내 여행 수요가 증가면서 지난 6월 제주 전용극장이 먼저 문을 열었다. 명동 전용관은 12월 31일까지 매주 목·금·토·일요일 주 5회(토요일 2회) 공연으로 진행된다. 12월 관객 추이를 보고 공연 회차 추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송 예술감독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초연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난타'를 보고 나면 시원, 후련하고 위안을 많이 얻는다 했다. 당시보다 녹록치 않지만 공연을 통해 코로나로 지쳐있는 관객에게 기운과 희망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