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최강욱에 전화 걸어 제안… 민주당 협상 대표에 우상호"외연 확장해야 할 시기에… 중도층 확장에 역효과" 우려도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열린민주당 사무실에서 만난 모습. ⓒ뉴시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열린민주당 사무실에서 만난 모습.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민주당 2중대'로 불리는 열린우리당과 합당 논의를 공식화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지지층의 결집을 시도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조차 민주당보다 더욱 강경한 색채를 지닌 열린민주당과 합당이 오히려 중도층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협상대표 우상호, 4·7재보선부터 '즉시 통합' 주장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과 협상에 나설 민주당 협상대표로는 줄곧 양당의 통합을 주장했던 4선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나선다. 우 의원은 지난 4·7 재·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에 나서 열린민주당과 '즉시 합당'을 주장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전제로 협상에 돌입한다. 민주당은 당명 변경도 논의의 대상이라는 의견이다. 열린민주당에 대통령후보가 없기 때문에 통합에는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 의원은 "양당 지도부 간 이견이 없어 연내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열린민주당은 지지율 2~4% 수준으로 적어도 민주당 지지율에 2~3% 상승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합당 시에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후 비례위성정당이던 더불어시민당과 통합 시에는 전당원투표를 실시했다. 양당이 합당할 경우 의석수는 172석(민주당 169석, 열린민주당 3석)이 된다. 국민의힘은 103석이다.

    열린민주당은 환영… 김의겸 "선대위 활력 불어넣는 메기 될 것"

    열린민주당에서도 합당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18일 민주당의 합당 추진 소식을 접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과 합당 여부를 전당원투표를 통해 묻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후보 선출 이후에도 민주개혁세력은 온전하게 마음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일부 언론이 그 틈새를 비집고 이간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열린민주당이 악역을 맡겠다. 선대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기를 되찾는 데 기꺼이 메기가 되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조직력과 열린민주당의 기민함이 합쳐지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 통합 행보에 나선 것은 최근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통합 시점에 따른 의문도 제기된다. 이 후보의 중도층 확장이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野 "윤미향 의원까지 복당시키면 화룡점정"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8일 통화에서 "뿌리가 같은 당의 통합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외연 확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할 시기에 합당 발표가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같은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에서는 두 정당의 합당이 '야합'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을 대표하는 분들은 손혜원 전 의원, 최강욱 대표, 김의겸 의원 등 '분노 유발자'들 아닌가"라며 "여기에 윤미향 의원까지 복당시키면 화룡점정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전 의원을 중심으로 탄생한 비례대표정당이다. 여권 지지층 중에서도 강성 지지자들이 모여 만든 정당으로 조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