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일각 "청년층 탈당 사실무근" 주장에… 이준석, 진화 나서조만간 윤석열 모교 서울대 함께 방문… 2030 직접 소통 늘리기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이준석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선후보 선출 이후 탈당 움직임을 보이는 2030세대 잡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 탈당 규모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관련 수치를 공개하는 등 당 내에서도 해석을 달리하며 잡음을 내기도 했다.

    사흘간 책임당원만 3000명 탈당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제2차 전당대회 이후 나흘간(5~8일) 탈당한 책임당원은 전날 기준 전국에서 약 300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에서는 일반당원과 책임당원을 합쳐 탈당 당원이 1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국민의힘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선 결과에 불만을 드러내며 탈당을 인증하는 글들이 올라온다. 이들은 대부분 대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 지지자 또는 2030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즉시 진화에 나섰다.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이 대표는 2030세대 탈당과 관련 "원래 경선 뒤 실망한 분들이 탈당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안타까운 것이 보수진영의 몰상식한 분들이 '애초부터 역선택한 분들' '2030이 한 줌밖에 안 되느니'라는 비하적 발언을 했다. 그런 발언을 한 분들은 2030을 10명이라도 모아온 실적이 있느냐 반문하고 싶다"고 당 내 일부 세력을 향해 질책했다.

    이 대표가 '몰상식하다'고 작심비판한 이 발언은 김재원 당 최고위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앙당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당대회 종료부터 이날(8일) 오전 현재까지 확인된 탈당자 수는 40명이 전부"라며 "청년층 탈당 러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이 탈당자 수를 과소집계하면서 당이 2030세대 당원들의 불만을 무시했다는 오해를 불러 탈당이 가속화했다고 이 대표는 분석한 것이다.

    이 대표는 "40명은 가만히 있어도 자연탈당하는 숫자다. 김 최고위원은 자연탈당 수준으로 사태를 덮으려 하는 데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며 "(2030세대를) 무시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취급하려는 모습으로 비치면 더 화가 나서 탈당한 사람도 있기에 강하게 제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전당대회 이후 탈당원서 접수 현황에도 서울시당 책임당원 가운데 탈당자는 623명이고, 이 가운데 2030세대가 80%를 넘는 527명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대선과는 다르게 지역 간 대결이 아닌 전 세대의 마음을 얻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2년 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당시 후보와) 양자대결로 붙었을 때 지역구도에 따른 지역분할론에서 승리를 모색했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지지율 몰표와 수도권에서 절반 싸움으로 승리했다"고 분석한 이 대표는 "(지금 대선은) 그때보다 지역 지지자들이 약하지 않겠느냐 했을 때 세대구도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당연히 유리한데도 이런 몰상식한 발언들이 나오면 (청년층의) 우리 후보 투표 의향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굉장히 겸손한 자세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려 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변 인사들이 2030세대에 자극적인 언사, 조롱하는 발언을 하면 투표 의지가 약해지거나 무당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모교서 대학지부 설립 홍보 나서기로

    국민의힘은 떠나는 표심을 잡기 위해 2030세대와 만남을 늘리기로 했다. 이르면 이번주 내, 늦어도 다음주 초에 이 대표가 윤 후보와 함께 윤 후보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국민의힘 대학지부 설립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체제 이후 전국 대학생위원회를 모집했고, 연세대·고려대·영남대·경희대·서울대 등이 지부 설립 요건(대학생위원 40명 이상)을 충족해 대학지부가 설치된다.

    행사 취지에 맞춰 사전에 섭외한 청년층이 아닌, 윤 후보가 현장에서 직접 부닥치면서 소통하는 방식으로 그동안의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지부 설립을 관장하는 김용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당원 몇 명이 나갔는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나갔는지, 우리가 무엇을 들어주지 않아서 탈당했는지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숫자로만 재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앞으로 윤 후보가 (청년층 얘기를) 진솔하게 많이 듣고 간극을 좁혀가는 소통공간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