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죄인도 법정 최후진술은 들어… 文도 같은 상황 있어"광주시장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 점령하기 위한 선거전략" 방문 진정성 의심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지지를 호소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지지를 호소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을 겪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다음주 광주를 찾아 사과할 예정이다. 이들 두고 여권 등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광주에서 곤욕을 치르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선 캠프에 따르면, 윤 후보는 다음달 2~4일 중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일정이 확정 전이고, 여러 안을 놓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후보의 광주 방문과 관련 "(전두환 발언 이전부터) 광주에 여러 번 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진심을 말씀할 자리를 한 번이라도 더 갖고 (오해를) 풀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권 등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광주 방문 진정성에 의심을 지우지 않는 모습이다. 

    1991년 5월 국무총리서리로 임명된 고(故) 정원식 전 국무총리는 같은 해 6월3일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에서 고별강의를 마치고 나오다 "전교조 선생님들을 살려내라"고 외치는 학생들에게 포위돼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 이 사건 이후 학생운동권을 향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했고, 공안정국이 조성됐다.

    이 같은 사례로 보아 윤 후보의 광주 방문 의도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고, 고개를 숙임에도 철저히 당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후보가 전두환을 옹호하는 얘기를 한 것이 19일이고, 2주 지나서 오겠다는 것은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선거전략"이라며 "계란 맞으러 오는 것이고 봉변 당하러 오는 것으로, 광주에서 탄압받는 모습을 보여 보수 진영을 결집시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주 북구을을 지역구로 둔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국정감사 실시 상황을 알리며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윤 후보 광주 방문에 대한 우려가 있다. 위험이 예상될 때는 본인에게도 통보하게 돼 있으니 필요 시 윤 후보에게 통보해 달라'고 촉구했다"며 "윤 후보 측이 광주 방문을 정치적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어 경찰 차원의 경호대책을 주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쟁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후보 캠프 여명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호남 지역민을 향한 털끝만큼의 진심이 남아 있다면 '광주 방문 쇼'는 취소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 측은 이 같은 지적은 오해라고 일축했다.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연히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광주 방문 의미를 약화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이 아닌가 싶다"고 반박했다.

    광주지역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도 통화에서 "광주에서 (윤 후보를)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있지만, 죄를 지은 사람의 말도 법정에서 최후진술을 듣는데 사과하러 온다는 사람(윤 후보)에게 오지 말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예전에 이런 상황이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3월19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순회경선 당시 5차 합동토론회에서 특전사 복무 당시 사진을 '내 인생의 사진'으로 꼽아 군 생활을 소개하다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20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찾은 자리에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