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특집 기사 통해 '아미 순위 조작 의혹' 거론"경쟁 팝 가수 팬들 사이에 BTS 차트 조작설 나돌아"
  • '버터(Butter)'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2곡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0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BTS)의 기념비적 성적을 두고 경쟁 팝가수들의 팬들이 '조작설'을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빌보드는 현지시각으로 26일 'Inside the Business of BTS - And the Challenges Ahead(BTS의 비즈니스 세계 -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빌보드 차트에서 방탄소년단과 순위 경쟁을 벌이는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와 두아 리파(Dua Lipa)의 팬들 사이에서 차트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빌보드는 "특히 방탄소년단이 지난 7월 9일 발매한 신곡 '퍼미션 투 댄스'가 지난 7월 24일자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당시 7주 연속 정상을 달리던 '버터'를 밀어내고 1위를 넘겨받는 진기록을 세웠을 때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팬들은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빌보드는 "로드리고와 리파의 팬들은 이러한 반전을 언급하며 '방탄소년단은 일반 대중으로부터는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는데, 방탄소년단의 팬들(아미)이 대량 매수라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차트 조작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빌보드는 타 가수 팬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아미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성금을 모아 다른 팬들에게 유료 계정을 지원하거나 대량 구매 영수증을 SNS에 인증하는 행위 등을 거론했다.

    빌보드는 "빌보드의 순위 집계 규칙은 사람들이 매주 일정한 수의 노래나 앨범을 살 수 있도록 하고, 그 상한선을 초과하는 버전당 판매량은 아티스트의 주간 판매 총액이나 차트 순위에 반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BTS와 같은 K팝 그룹들은 일반적으로 디지털 싱글과 정규 앨범을 포함한 여러 버전을 출시해 소비자 한 명당 여러 번 앨범을 살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팔로워 수가 3800만명이 넘는 트위터에서는 아미를 대표해 활동하는 BTS 팬들이 특정 싱글이 차트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날이면 '지원'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물론 다른 아티스트들의 팬들도 여타 팬들에게 앨범 구매를 호소하는 등 아미와 유사한 전술을 시도하고 있지만 조직적인 구매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빌보드는 "실제로 아미들의 이 같은 노력은 여러 싱글들의 순위를 끌어올렸다"며 다른 가수들에 비해 스트리밍 숫자와 라디오 방송 횟수가 부족함에도 불구, 방탄소년단의 곡들이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점을 거론했다.

    이처럼 아미의 집단 구매 노력이 일종의 차트 조작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있다는 빌보드의 지적에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사진)은 "공정한 질문"이라고 답했다.

    RM은 "빌보드 내부에서 순위 집계 방식에 대한 논의가 있다면, 규칙을 바꿔 스트리밍이 더 높은 비중으로 차트 순위에 반영되도록 만드는 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은 음원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수치,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 유튜브 조회수까지 두루 반영해 순위를 산정한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은 스트리밍보다는 다운로드 수와 CD 판매량에 더 가중치를 두고 있다.

    RM은 "우리가 다운로드 수와 CD 판매량으로 1위를 했다고 해서 우리와 우리의 팬들을 비난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우리가 보이밴드이고, K팝 그룹인 데다가 팬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공격의 쉬운 타겟이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빅히트 뮤직(하이브 자회사)의 신영재 사장은 '하이브가 차트 조작 등을 위해 팬들을 조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실제로 그런 일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껄껄 웃었다.

    신 사장은 "BTS와 관련된 음악 시장의 발전이 일부 사람들에게 머리를 긁적이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국 시장이 음원 다운로드만으로 쉽게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BTS노래의 임팩트가 여러모로 드러났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성과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