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원‧시민단체‧전문가 토론회… 여명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상담과 인식 개선 필요"
  • ▲ 25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형 은둔형 외톨이 지원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 25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형 은둔형 외톨이 지원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의 시민단체‧시의원‧담당관 등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은둔형 외톨이'에 따른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무엇보다 현황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25일 오후 서울시 의원회관에서는 여명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주관으로 '서울형 은둔형 외톨이 지원의 길을 찾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고, 그 현황과 의견을 공유했다.

    여 시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은둔형 외톨이 문제는 이미 일본에서 30년 전부터 대두했던 문제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실태조사도 되지 않은 상태"라며 "은둔형 외톨이와 그 가족에 대한 상담 및 예방, 사회적 인식 개선 방안을 담은 조례안으로 이들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토론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나도 은둔형 외톨이었다… 막연한 지원보다 수행 인력이 중요"

    토론회 전 발언대에 오른 유승규 K2인터내셔널코리아 은둔고수 프로젝트 매니저는 "과거에 은둔형 외톨이의 삶을 살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전에 나는 소통과 관계의 어려움을 느꼈고,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관계를 끊게 됐다. 사회에서는 나에게 게을러서, 열심히 하지 않아서 저런다고 비난했고 나조차 나를 탓했다"고 토로했다.

    유 매니저는 "은둔 이슈는 막연한 지원보다 (지원을 위한) 수행 인력이 중요하다"며 "인력 양성이 안 된 상태에서의 지원과 정책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모, 자녀의 갈등처럼 기성 전문가, 청년의 갈등도 있을 수 있다. 서로 유대해야 제대로 된 지원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은둔형 외톨이, 모든 세대에서 나타나는 현상… 조례 제정 필요"

    오상빈 광주동구청소년복지상담센터장은 "'은둔형 외톨이'의 생활과 관련해 △낮은 자존감과 낮은 효능감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 생활하며 가족과 대화 단절 △외부와 소통 없이 일상생활 유지 △사이버 공간에서 심리적·정서적 활동 경험 △왕따, 폭력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대인관계에 어려움 호소 등의 사례가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그러면서 은둔형 외톨이에 관한 조례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둔형 외톨이는 모든 세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 국민이나 정책적으로 관심도가 낮다"고 지적한 오 센터장은 "입법을 통해 부정적 의미의 '은둔형 외톨이'의 용어 합의, 개념 정의, 실태 조사, 사업의 구체적 대상자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 1997년 외환위기 후 등장"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는 "은둔형 외톨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등장한 사회현상이라고 분석하며 "업적사회, 경쟁사회, 승자독직사회 구조에서 밀려난 개인이 반응하는 하나의 형태가 은둔형 외톨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고립청년과 은둔청년에 대한 지원사업의 확대는 바람직한 흐름"이라고 평가한 정 교수는 "그러나 은둔형 외톨이는 더 이상 젊은 세대의 문제만이 아니다. 중장년층에서 은둔형 외톨이 현상이 나타났기에 대상 범위가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오쿠사 미노루 K2인터내셔널코리아 교육팀장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는 은둔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있으니까 은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똑똑해야 돼, 예뻐야 돼, 돈 벌어야 돼' 같은 말들은 이들을 은둔형 외톨이에서 더욱 나오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 ▲ 25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형 은둔형 외톨이 지원의 길을 찾다' 토론회를 주관한 여명 서울시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 25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형 은둔형 외톨이 지원의 길을 찾다' 토론회를 주관한 여명 서울시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은둔형 외톨이 발굴 어려워… 실태 파악 시급"

    은둔형 외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현실도 지적됐다. 이영미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 청년사업반장은 "은둔형 외톨이 특성상 발굴이 어려워 거의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19~39세 청년 가운데 13만여 명, 2019년도에는 15만여 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과 우리나라만의 사례가 아니라 홍콩·스페인·미국 등 점점 국제적으로 일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고 밝힌 이 반장은 "은둔형 외톨이는 주로 입시 경쟁, 왕따 등 사회구조적 문제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반장은 이어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를 통한 정확한 실태 파악이 시급하다고 봤다. 그는 "일본은 1970년대부터 꾸준히 대책을 마련해 현재 67개 자치단체가 협력해 대처하고 있다"며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확한 규모 파악과 함께 일반 청년과는 다른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특화된 사업 개발 및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