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상 교수 "녹음파일 들었지만 원희룡에 사과 권할 이유 없어"… 원희룡 손 들어줘"분열은 패망" 자중지란 해결 요구에… 이준석 "드릴 말씀 없다" 최고위회의서 침묵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곧 정리된다'고 한 발언의 대상을 놓고 벌어지는 당내 갈등에 연일 말을 아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통화 녹음파일 전체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일부 관계자에게만 들려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공정한 당 경선을 이끌어야 하는 이 대표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측과 설전에 이어 원희룡 예비후보와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내부 갈등이 과열되자 정권교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석, 최고위 모두발언 생략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도 저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저는 오늘 특별한 모두발언이 없다"고 한 데 이어 또다시 모두발언을 생략한 것이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에도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원희룡 예비후보가 "이 대표가 윤석열 예비후보는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고 폭로하며 녹음파일 공개를 요구했고, 하태경 의원 등이 원 예비후보가 해당행위를 한다고 지적하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했으나 침묵한 것이다.

    이 대표는 원 예비후보가 전날 오후 6시까지 통화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음에도 끝내 거부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일부 인사가 해당 통화 녹음파일을 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도움으로 통화 음원 전체를 들었다"며 "원 예비후보에게 사과를 권유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 교수는 또 다른 글에서 "원 예비후보가 잘못 들었거나, 해석을 잘못한 것이면 (이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조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개 거부한 녹음파일 제3자에게 들려줘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를 접견한 후 취재진의 '이한상 교수가 녹취를 들었다고 했다'는 지적에 "그분이 원 예비후보 캠프에 계시기 때문에 (녹음을 들어) 보시라고 했다"고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이 대표와 원 예비후보 간 공방의 원인이 된 녹음파일을 들었다는 제3자가 처음으로 나서서 원 예비후보에게 '판정승'을 내린 것이다. 

    이 교수는 원희룡 대선 캠프에서 정책자문을 하지만, 이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될 당시 '이준석 현상'을 해석한 책의 공동 필진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양측이 더 이상 관련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지 않으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지만, 당내에서는 내홍의 책임 공방에서 비롯된 자중지란을 조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지는 않지만, 당 내분 상황이 안타깝다"며 "모두 힘 모아 나가야 할 때 선수와 심판이 뒤엉켜 통화 내용을 두고 말꼬리 논쟁이나 하는 모습은 참으로 유치하게 보이기도 한다. 분열은 곧 패망"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당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정권교체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뒤로 하고, 경선 주도권부터 잡고 보자는 식의 캠프식 당내정치에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며 "문재인정부의 폭정을 멈추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는 구호는 어디 가고 서로를 향한 내부 총질뿐"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