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영남권 돌며 보수 표심 공략… "3·15 희생 고귀한 뜻 이어갈 것""北 필요에 따라 한미훈련 연기하나"… '대북 굴종' 文정부엔 쓴소리
  •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故(고) 한주호 준위 동상 인근에서 해군 모자를 선물 받은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故(고) 한주호 준위 동상 인근에서 해군 모자를 선물 받은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자신의 고향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를 찾아 본격적인 대권행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 예비후보는 고향 방문을 시작으로 2박3일 동안 당의 핵심 텃밭인 영남권을 두루 방문, 보수 표심부터 공략할 계획이다. 2박3일 민심 투어 일정에는 국민의힘의 박대출·김미애 의원이 동행한다.

    최재형, 고향 경남 진해서부터 '민심 다지기' 돌입

    최 예비후보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튿날인 이날 오후 경남 창원 마산에 위치한 국립 3·15민주묘지를 방문했다. 최 예비후보가 현장에 도착하자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일부 지역주민이 그를 향해 '김경수 드루킹 사태'를 성토하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는 묘역을 참배한 뒤 "3·15부정선거에 맞서 항거하신 시민·학생 여러분들의 고귀한 뜻을 따르려는 의미로 이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방명록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불씨를 되살린 3·15민주의거 희생과 여러분의 고귀한 뜻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출마선언 직후 첫 일정으로 3·15민주묘지를 선택한 것과 관련, 최 예비후보는 "이곳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백한 과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라면서 "공과 과에 대해 우리가 분명히 인정하고, 정확한 역사인식하에서 이를 극복하고 우리가 하나 돼서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로 3·15민주묘역을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예비후보는 전날 선언식에서는 '헌법 가치를 가장 잘 지킨 역대 대통령'으로 이 전 대통령을 꼽은 바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야권 대선주자들이 그의 '준비 부족' 논란을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잘 알 수는 없다"고 강조한 최 예비후보는 "대통령이 된다면 각 분야의 실력 있는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지역·정파 관계없이 선발해 우리나라 국정을 전문가들에 의해 원활히 운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훈련, 北 필요에 따라 연기하나"

    최 예비후보는 이어 진해구 해변공원으로 향해 천안함 수중탐색 및 실종자 구조작전 중 전사한 고 한주호 준위 동상을 참배했다. 현장에는 창원 진해를 지역구로 둔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유디티 씰(UDT/Seal)·해병대진해전우회와 해병여성회원들이 함께 자리했다.

    이곳에서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실정을 겨냥한 최 예비후보는 "여러 번 올 때마다 (고 한준호 준위) 동상을 참배한다. 우리 안보는 한 준위와 같은 나라를 사랑하고 불굴의 의지를 가진 분들이 지켜내는 것"이라며 "단순히 말로만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의지로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예비후보는 또 이날 범여권 의원 74명이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남겼다. "북한의 필요에 따라 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우리나라 안보를 생각할 때 걱정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한 최 예비후보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국회의원들이 동조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의식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달곤 의원의 지역 사무실을 방문해 당원들을 만난 최 예비후보는 "이곳 진해에서 바람을 일으켜 주셔서 이 바람이 서울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가 "이 지역에서 지내면서 느끼셨던 민심과 여러 가지 애로사항 등을 오늘 당원들로부터 잘 듣겠다"고 하자 한 중년의 남성 당원은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당원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 "사업주가 해야 할 일을 안 했을 때는 당연히 처벌해야겠지만, 산업재해 문제는 (안전수칙을) 잘 지키지 않은 근로자들도 고용주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해야 없어진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그는 "근로자들에게 '제발 안전모를 써 달라'고 사정하고 빌어도 안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추락하면 고용주만의 책임"이라며 "이는 완전히 일방적"이라고 하소연했다.

    당원들, 윤석열·최재형 등 '야권 통합' 요구도

    또 다른 남성 당원은 최 예비후보가 문재인정부 출신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자로 분류된 분이다. 윤석열 예비후보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마찬가지"라고 전제한 이 당원은 "윤 예비후보나 최 예비후보는 문재인정부 실정 때문에 나온 것이고, 자리 박차고 나온 것에 국민들이 환호하는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한 '연합'을 요구했다.

    최 예비후보의 '고향 민심 경청' 투어와 '최재형 알리기'는 진해 중앙시장으로 이어졌다. 최 예비후보는 현장에서 기다리던 20여 명의 지지자의 환호를 받았다. 지지자들은 "미담 제조기 최재형" "솔직담백한 사나이 최재형 사랑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최 예비후보는 시장 상인과, 시장을 찾은 주민들과 일일이 주먹 악수를 나누었다. 이 과정에서 이달곤 의원은 최 예비후보가 "진해 도만동" 출신이라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는 중앙시장 일정을 마친 뒤 '고향 방문'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고, 또 오늘 날씨가 더워서 시장이 좀 한산하다"면서도 "고향에 오니까 알아봐 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힘이 난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