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자제령' 깨고 난타전… 李 지사 캠프 "이낙연, 상황 따라 말 바꿔"
  •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데일리DB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9일 더불어민주당 대권 경쟁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노무현 탄핵 표결' 논란과 관련, "똑같은 상황에서 이중플레이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전날 민주당 경선 주자들은 '원팀 협약식'을 맺고 '네거티브 자제' 등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하루만에 공방이 가열된 모양새다.

    이 지사는 이날 광주 MBC 라디오 '황동현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전 대표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게 문제"라며 "(탄핵 표결에) 찬성해서 밀어붙이는 듯 행동하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죽을 때까지 말을 안 한다'고 했다가 필요하면 말을 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공직 비리 문제는 국민들께서 절대 용인할 수 없는 문제이고 친인척, 측근, 가족 등 부정부패는 국민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도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측근 옵티머스 연루 의혹'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설훈 의원이 네거티브 시작"… 네탓 공방

    이 지사는 "원팀 협약식 이후 가급적 후보 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했는데 설훈 의원이 바로 네거티브를 시작했고, 토론에서도 같은 공격이 반복됐다"라며 "방어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설 의원이 제기한 '백제 발언' 논란에 대해 "지역주의를 깨자는 선의의 발언을 가지고 내가 조장했다는 식"이라며 "황당할 정도로 답답하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 캠프의 이경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낙연 후보의 '허위 공약이행률' 국민께 사과하시기 바란다"며 "이재명 후보가 낮은 공약 이행률에 대해 물었으나 대답은 매우 엉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 6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도자료를 보면,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는 76개 공약 중 5개를 완료했고 이행 후 계속 추진은 15개였다"면서 "완료 및 이행공약이 26.32%로 이는 전국 시도지사 평균 39.16%보다 약 12.84%p 낮았다"고 강조했다.

    "공약 20개 이행? 근거 찾을 수 없어"

    아울러 "이낙연 후보가 주장했던 '공약 21개 중 20개 이행'의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전국 꼴찌라는 제목과 기사 내용도 다르지 않다"며 "무엇을 근거로 전국민이 보는 대선 경선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이와 같이 주장했는지를 해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를 포함한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 6명은 전날 원팀 협약식에서 미래지향적인 정책 대안 제시와 품위 및 정직, 상호 존중, 공명정대한 자세 등을 약속하는 내용의 선언문에 모두 서명했다. 하지만 반나절만에 개최된 TV토론회에서 신경전이 오갔다.

    박용진 의원은 전날 토론회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좀 절제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백제발언과 지역주의 논란, 후보의 과거문제, 측근 친인척 문제를 가지고 검증이라는 이름의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됐다"며 "국민들께서 짜증 내고 관심을 잃을까 봐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백제 발언' 여파에… 호남서 이재명 지지율 하락

    이 지사가 당 지도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최근 '대세론'이 흔들리는 지지율 추세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6~27일 실시한 7월 4주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25.5%, 이 전 대표는 16.0%로 나타났다. 2주 전 같은 기관 조사 대비 이 지사는 0.9%p 빠졌고, 이 전 대표는 0.4%p 상승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특히 지역별로 '백제 발언'과 관련이 있는 호남에서 이 지사 지지율은 2주 전 43.7%에서 11.5%p 하락한 32.2%를 기록했다. 반면 이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 조사의 28.1%에서 2.6%p 오른 30.7%였다.

    민주당 호남 권리당원은 전체 80만명 중 30만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선거 때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주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 지사 입장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형국인 셈이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어제 TV토론은) 많이 자제하는 분위기였다"면서도 "자제를 해야하지만 경쟁의 속성이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자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제 발언' 논란과 관련해선 "상대 후보께서 오히려 이쪽이 '흑색선전이다', '책임져야 한다'고 마지막 발언을 해 정리가 되지 않고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이 지사의 책임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