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감사원장 돼 공관 입주… 임대 줄 수도 없어 차녀가 방 2개 사용""공관서 나온 뒤에도 '대출규제'로 집 못 구해… 당분간 같이 살 수밖에"19일 서울시청서 오세훈 만나 현안 논의… "여소야대 시정운영 인상적"
  •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하기 위해 시장실로 이동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서울시)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하기 위해 시장실로 이동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서울시)
    야권의 '잠룡'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야권의 유력 인사들과 거리를 좁히는 등 '당심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을 미루는 사이 최 전 원장을 향한 당내 현역의원들의 지지 선언에도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보폭 넓히는 최재형… 오세훈 만나 현안 논의

    최 전 원장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해 코로나19 방역, 소상공인, 부동산정책 등 현안을 논의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7일에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을)의 지역구 행사에 참석, 당원들과 환경미화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오 시장과 만난 후 "앞으로 우리나라의 지도자는 국정을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보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때로 설득당하면서 협력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특히 현재 서울시의회의 '여소야대' 구도와 오 시장의 시정운영 및 대응방안에 주목했다. 야권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국회의 여소야대 '한계'를 돌파해야 하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최 전 원장은 "오 시장이 압도적인 여소야대 시의회 구성에서 낮은 자세로 시의회와 협의하고 설득하면서 시정운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다"며 "내년에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유사한 상황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할 텐데, 무리하게 국정을 이끌고 나가는 것보다 국민과 시민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서로 협의하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출규제 엄격해져"… 文 부동산 실정 우회 비판

    최 전 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녀에게 아파트를 시세보다 싸게 임대했다는 일각의 문제제기에 "공직자 재산등록 할 때 이미 검토해 여러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끝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경향신문은 19일 최 전 원장이 2018년 감사원장 취임 후 배우자 이모 씨 명의의 서울 목동 소재 아파트를 차녀 부부에게 시세보다 최소 5억원 저렴한 가격에 임대했다고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편법증여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갑자기 감사원장이 돼 공관에 입주하게 됐다"며 "다른 사람에게 임대 줄 형편이 아니어서 작은 아파트에 살던 둘째딸에게 들어와 사는 것이 어떠하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관사에 집기가 다 있어 집에 가구를 모두 두고 갈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최 전 원장은 “(가구를) 방 몇 개에 몰아넣었기 때문에 방 4개 중 둘째딸이 실질적으로 사용한 방은 2개”라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요즘 부동산 대출이 너무 엄격히 규제되고 있어 제 딸이 갑자기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며 "제가 공관에서 나온 이후 당분간 같이 살아야 하는 형편이 됐는데, 지금 구조로는 어려워 수리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 최재형 지지 선언 잇따라

    최 전 원장의 '속도전'에 따라 그를 지지하는 당내 세 규합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최 전 원장을 비롯한 우리 당 후보를 여권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사실상 지지를 선언했다.

    현역 의원의 최 전 원장 지지 성명은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의원은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적으로 입당한 지난 15일 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환영한다"며 "대통령 덕목을 모두 갖춘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국민의힘의 김미애 의원은 그간 최 전 원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고, 박대출·조해진 의원과 천하람 순천 당협위원장도 이번주 안에 최 전 원장 대선 캠프에 합류해 힘을 보탤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