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복당 기자회견 "도덕성·경륜 지닌 후보" 강조… "20개 의혹은 문제" 윤석열 견제
  •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복당 승인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종현 기자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복당 승인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이종현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4일 '친정' 국민의힘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4·15총선을 앞두고 '공천 배제'에 불복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한 지 1년3개월 만이다.

    洪 "어쩔 수 없이 집 떠난 맏아들이 돌아온 셈"

    홍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쩔 수 없이 잠시 집을 떠나야 했던 집안의 맏아들이 돌아온 셈"이라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복당 소감을 밝혔다.

    "헌정사와 정당사 초유의 젊은 리더십과 수신제가의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가진 대선후보 선출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한 홍 의원은 "경제 자유화를 기본으로 하고 경제 민주화를 보충해 번영과 성장의 수레를 다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 정상화와 더 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거침없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 의원이 '도덕성과 준비된 경륜'을 강조한 것은 정치경력이 전무한 데다 최근 'X파일' 논란이 불거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尹 견제… "국정운영에 검찰 수사 1%도 안 돼"

    홍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현재 야권의 '맹주'인 윤 전 총장을 향한 견제 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다. "국정을 하는 데, 나라를 통치하는 데 검찰 수사는 1%도 안 된다"고 지적한 홍 의원은 "나머지 99%는 검찰 수사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의원은 이어 소위 'X파일'과 관련 "검찰총장은 법의 상징인데, 그런 분이 정치판에 등판하기도 전에 20가지에 달하는 의혹이 있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정치판은 없는 것도 만들어서 씌우는 데이고, 대선은 특히 더 하다. 그런데 있는 사실을 감출 수 있겠나. 본인이 직접 해명하고 등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 차원에서 윤 전 총장을 보호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당에 들어올지 안 올지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설사 당에 들어오더라도 특정 후보만 당이 엄호한다면 그게 공정한 경선인가"라고 경계했다.

    나아가 여권발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며 정치공작을 주장하는 당 일각을 향해서는 "당시 김대업이 공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회창 전 총재의 두 아들이 병역면제된 것도 팩트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尹, 'X파일' 직접 해명해야… 崔, 평가 대상 아냐"

    "공작적 요소가 있든 없든 간에 팩트가 맞는지, 그리고 그 팩트가 국민 감정에 부합하는지를 우선 따져봐야 한다"고 짚은 홍 의원은 "X파일이라는 것도 그런 시각에서 봐야 한다. 국민 감정에 부합하는지를 보고, 그런 시각으로 돌파하려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야권 대선주자로 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과 관련해서는 "평가 대상도 아니고, 평가할 입장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달 10일 국민의힘 서울특별시당에 복당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국민의힘 6·11전당대회 일정에 따라 복당 승인을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했다. 아울러 당시 당대표후보였던 김웅 의원을 비롯해 초선의원 등의 반발에 부닥쳐 복당 과정에 다소간 잡음이 일었다.

    홍 의원의 복귀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복당에 '반대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된 이후다. 다만 복당 심사를 하루 앞두고 '윤석열 X파일' 논란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X파일'과 관련 "홍 의원이 잘 알 것"이라며 돌연 홍 의원을 지목했다. 이에 홍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X파일을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洪 복당, 만장일치로 통과… 효력 즉시 발효"

    이 과정에서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X파일을 '불법사찰'이라고 응수한 것과 관련 "있는 의혹을 불법사찰 운운으로 피해갈 수 있겠나"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홍 의원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함과 동시에 송 대표에 우회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으로 비쳐 논란이 됐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제주도 방문 일정이 끝난 뒤 "가장 아마추어스러운 공격"이라며 "이런 발언들도 (복당)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런 말을 지금 시점에 하시는 것은 다소 의아스럽기는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막판 우려와 달리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의원의 복당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 대표는 회의 후 "복당 건은 최고위에서 반대 의견 없이 통과됐다"며 "(복당) 효력은 즉시 발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