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계 주축 당무위 소집 연판장… 경선 연기 반대하는 송영길에 실력행사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선 연기 일정이 논의됐던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선 연기 일정이 논의됐던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에서 경선 연기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비(非) 이재명계에서는 소속 의원들에게 연판장을 돌리며 당무위원회 소집요구서에 서명을 받으며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럴 것이라면 당대표를 왜 뽑느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소집 인원 채우고 연기 반대하는 송영길 압박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23일 통화에서 "의원총회는 의원들을 모으면 되지만 당무위는 구성원 자체가 달라서 서명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좀 다르다"며 "당무위 소집 요구를 할 숫자는 얼추 채운 것으로 전해 들었다. 언제 소집을 요구할지 시점이 중요한데, 일단 25일 결과를 보고 방향을 정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이낙연·정세균계가 주축이된 비(非) 이재명계의 실력행사는 경선 연기에 줄곧 반대해온 송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지난 22일 의총에서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의견이 쏟아졌음에도 지도부가 본 일정대로 경선을 치르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최고위 대신 당무위에서 논의 후 표결로 몰고 가는 방향까지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당무위는 당무 집행 최고 의결기관으로 당 지도부와 국회 부의장, 당 소속 시·도지사 등 100인 이하의 당무위원으로 구성된다. 당의 정책 등 중요한 당무를 심의·의결할 권한이 있다. 3분의 1 이상의 당무위원이 소집을 요구할 경우 의장은 당무위를 소집해야 한다. 의장은 당대표가 맡는다. 

    비(非) 이재명계는 일단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25일 이후에도 결정에 변화가 없다면 실력행사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현행 당헌에 규정된 180일을 기본으로 대선경선기획단이 선거 일정을 포함한 기획안을 오는 25일 최고위에 보고하고, 이후 최고위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송영길 "이럴 것이라면 당대표 왜 뽑았나"

    송 대표는 당 일각의 당무위 소집 움직임에 분통을 터트렸다. 당헌에 경선 원칙의 예외로 명시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문구를 판단하는 것은 당대표와 지도부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송 대표는 2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 의결로 정할 수 있는데, 상당한 사유 판단은 당대표와 지도부에 있다"며 "그것(상당한 사유에 대한 판단)조차 당무위원회에 있다고 하면 당대표를 왜 뽑았느냐? 당대표의 존재 의미는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물리적 숫자를 채워 당무위 소집을 강행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당무위에 의안을 상정하는 것은 최고위원회의 권한이며, 최고위가 상당한 사유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코로나 시국에서 총선과 재‧보선, 전당대회를 모두 치른 상황인데 경선만 안 된다는 것은 상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송 대표의 의견에 동조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치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대선기획단의 기획안 보고 과정에서 각 캠프 대리인들과 사무총장 등이 함께 만나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