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합치면 40%… 여권, 추미애·정세균·심상정 다 합치면 46.6%윤석열, 文 집권 41.1%보다 낮아… 최재형 감사원장 출마하면 야권 표 더 분산돼
  • ▲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데일리DB
    ▲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데일리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모습이지만, 독보적인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윤 전 총장이 최근 공개 행보를 통해 사실상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35%대라는 지지율 '박스권'에 갇혔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35.5%,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7.7%,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6%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같은 기관이 3개월 전 실시한 조사에서 37.2%를 기록했다. 퇴임 후 첫 공개 행보인 지난 9일 우당이회영기념관 개관식 참석 이후 실시된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40%를 넘긴 적이 없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19대 대선 득표율 41.1%와 현재 문 대통령 지지율 38.5%(14일 리얼미터 기준)보다 낮은 수치다.

    이재명·이낙연 40.3% > 윤석열·홍준표 39.6%

    문제는 단일화 여부다. 2, 3위 주자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단일화하면 40.3%로 여권이 우세한 상황이다. 표본오차 내지만, 윤 전 총장이 야권의 홍준표 의원(4.1%)과 단일화한다고 해도 39.6%로 여권 지지율에 조금 못 미친다.

    여권은 그외 군소주자인 추미애(2.2%)·정세균(1.8%) 지지율을 합치면 44.3%다. 여기에 18대 대선 때처럼 합칠 수 있는 범여권 심상정 정의당 의원(2.3%)도 더하면 46.6%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야권은 오세훈(2.8%)·안철수(2.6%)·유승민(1.4%) 지지율을 다 더해도 46.4%로 미진하다. 이에 40% 이상으로 지지를 못 얻는 상황에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이 9개월 남은 현 시점부터 윤석열 지지율이 정체하거나 하락한다면 불안하다는 의견과, 올라간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 ▲ 6월 1주차, 2주차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 6월 1주차, 2주차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석열 때리기' 이슈 많아" vs "출마 선언하면 지지세 확산될 것"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은 "검찰개혁 갈등 문제. 조국 전 장관 회고록 출간 등 여전히 '윤석열 때리기'로 인식할 수 있을 만한 이슈들이 많다"면서 "젊은 정치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정치경험이 전무한 윤 전 총장의 만남도 또 하나의 실험"이라고 말했다.

    배 소장은 "여당과 격전을 치르는 보수야당으로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한 환경에 있다"며 "우선 의회 지형도 더불어민주당에 기울어져 있고, 여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지지율이 오른 문 대통령 후광효과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기 대통령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여당 지지층은 결집한다"고 지적한 배 소장은 "그런데 야당은 고리타분하게 기존 대선후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이 마음을 열지 않는다. 어떤 후보가 어떤 공약을 내놓으냐에 따라 (지지율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윤 전 총장은 주변 사람들만 얘기한다. 본인 목소리가 안 들린다"며 "전언이 여러 통로를 통해 온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번 대변인 임명은 한 사람을 통해 정리를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윤 전 총장 지지율이 30%대에 머무르는 현상은 새로운 사람을 원하는 국민들의 피로감 때문"이라며 "그래도 정체한다기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본격적 출마 선언을 하면 컨벤션 효과가 일어날 것이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70% 이상 지지하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최재형도 윤 전 총장에게는 위협적"

    윤 전 총장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야권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 원장은 내년 1월1일 임기가 끝나지만 중도사퇴 후 정계 진출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 원장 출마 설득에 적극적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전직 국회의원, 전직 청와대 민정수석 등 여러 인물이 돕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 사이에서도 최 원장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이 여럿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 원장의 낮은 인지도가 출마선언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 정치평론가는 "사실상 정치권에 몸 담은 사람과 관심이 있는 사람 외에는 최 원장의 존재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면서 "대선 출마 결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윤 총장의 행보와 관련 "국민들은 이전에 국회로 불려온 윤 전 총장을 '추미애의 갑질 피해자'로 인식해 '압력에 굴하지 않는 카리스마 검찰총장'으로 인정했지만, 대권주자 '윤석열'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냉정할 것"이라며 "검찰의 '때'를 완전히 벗겨내는 것도 반드시 윤 전 총장이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KSOI가 지난 11~1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안심번호 무선 자동응답(100%)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6.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