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이후 이념과 진영논리가 정치 지배해 나라가 퇴행"…야권 통합·이준석과의 관계 언급 없어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안철수 대표는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 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기성정치의 틀과 내용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산 정악용을 언급하며 '중도실용'을 강조했다. 이어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관심을 끌었던 제1야당 전당대회가 끝났다"며 "많은 분들이 다양한 원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성정치의 틀과 내용을 바꾸라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변화의 요구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 되었다. 변화의 시작은 제1야당에서 시작됐지만 변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 전체가 비전과 혁신 경쟁에 나섬으로써 이번에 분출된 역동적 정치 에너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야권 통합'에 대한 입장 또는 향후 이준석 대표와의 관계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87년 이후 이념과 진영 논리로 나라가 퇴행…20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다산 정약용'의 '실사구시'를 강조했다. 그는 "어제 남양주에 있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실학 박물관을 다녀왔다"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전환기에 있는 격변의 시기에 200여 년 전 조선의 미래를 고민했던 다산 선생의 마음을 읽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주자학의 굴레에 갇힌 비생산적인 논쟁이 정치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를 퇴행시켰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도 200여 년 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87년 민주화 이후 오랜 시간 이념과 진영 논리가 정치를 지배하며 국론을 가르고 나라 전체를 퇴행시켜 왔다"면서 "정권은 바뀌고 있지만 사익 추구 정치가 판을 치고 국가의 분명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지 오래"라고 안 대표는 지적했다.

    안 대표는 "가짜뉴스와 거짓 선동이 과학기술적 사실을 무력화시키는 사이 우리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낙오될 위기에 처했다"며 "낡은 정치체제와 사고를 고집하며 변화와 대전환의 시대에 선제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구한말 비운의 과거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실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낡은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이념과 진영 논리에 함몰돼 냄비에서 천천히 삶아지는 개구리의 운명을 맞을 것인지 아니면 실용과 과학기술의 정신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대전환을 이룰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