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안철수 대표 가리켜 "소 값은 후하게 쳐주겠다"…"김종인의 부정적 시각, 이준석은 그를 따르는 편"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데일리 DB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데일리 DB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선출된 것을 두고도 야권 대선 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2일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합당에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흡수 합당이냐 당 대 당 통합이냐의 방법론에서 입장차가 있다. 일각에서는 그보다 앞서 개인적으로 쌓인 감정적 앙금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안철수 저격수' 자처했던 이준석 신임 당 대표

    이 대표는 그동안 안철수 대표를 꾸준히 비판해 왔다. 이 대표는 불과 두 달 전인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며 '안철수 저격수'로 나섰다. 과거 바른미래당 시절에는 노원병 지역구에 대한 공천 갈등을 빚으면서 안철수 대표를 비난한 '욕설 파문'을 일으켜 징계도 받았다.

    이 대표는 하지만 안 대표와의 감정적 앙금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1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의 자택과 1km 정도 거리가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 언제든지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안 대표랑 소통할 수 있다"며 "통합을 앞두고 안 대표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앞서 10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나와서는 안철수 대표를 '소'에 빗대며 "소 값은 후하게 쳐주겠다. 소 말고 다른 것(조직)도 들여오려고 하는데 난 소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당 대 당 통합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준석, 안철수 대표 가리켜 "소 값은 후하게 쳐주겠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전날 이준석 대표 선출에 "제1야당의 쇄신을 열망한 국민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는 반응을 내놨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이 대표가 그동안 안철수 대표 등 야권주자들을 향해 했던 발언을 두고 마뜩잖은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당장 합당 시계가 멈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합당의 진정성이 과연 있는가에 대해서는 실무협상 과정이나 상대방의 발언 등을 통해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이준석 후보에 대해선 진정성이 하나도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합당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준석 대표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모셔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고, 중요한 선거가 치러질 때 김 전 위원장의 도움을 바라는 후보들도 많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 또한 안철수 대표를 향해 "야권 승리? 어디 건방지게" "그 수준밖에 안되는 정치인"이라는 등 독설을 한 바 있다. 이 대표가 김 전 위원장 뜻을 더 따르며 대선 대응 방향을 바꿀 경우 야권통합 국면에서 걸림돌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장진영 전 국민의당 대변인은 전날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합당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김종인 전 위원장께서 일관되게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언사들을 많이 하셨다. 이 대표하고 김 전 위원장하고 그런 점에 있어서는 아주 의견이 일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진영 "이준석·김종인의 비토에 안철수 속이 쓰릴 것…이준석, 흡수통합 드라이브 걸 것"

    최근 국민의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서자 국민의힘 측은 몸값을 불리기 위한 '지분 알박기'라며 반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장 전 대변인은 며 "거기다가 무슨 지역위원장 공모를 했음에도 임명을 못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는 지금 아마도 속이 쓰릴 것"이라고 했다.

    장 전 대변인은 "지금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고, 그런 지경까지 갔기 때문에 아마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는 이제 항복선언을 받는 수준의 그런 (당 대 당 흡수)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바람이 분 후에는 정리정돈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새 지도부에 우려를 가진 분들을 보듬고 그분들이 가진 불안을 말끔하게 씻어내드려야 한다. 당을 추스르고 안정감을 보여드려야 할 때"라고 이준석 대표에게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