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연수원장 취임식… "권력 앞에선 굽신, 국민 앞에선 오만했던 것이 검찰 오욕의 역사"
  • ▲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뉴데일리 DB
    ▲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뉴데일리 DB
    조남관 신임 법무연수원장이 11일 "권력 앞에서 비굴하지 말고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조 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3개월간 검찰총장직무대행을 맡았다. 대행 시절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기소를 승인했다가 지난 4일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비수사 보직인 법무연수원장으로 좌천됐다. 

    조 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법무연수원장 부임 전 대검 차장검사로, 또 3개월 동안 검찰총장직무대행으로 근무하면서 느낀 소회를 먼저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조 원장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검찰개혁은 국민의 명령으로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면서도 "검찰개혁은 정치적 중립이라는 검찰의 고유한 가치와 함께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개혁과 정치적 중립은 '검찰'이라는 마차를 굴러가게 하는 두 개의 수레바퀴"라고 설명했다. 

    "법무·검찰은 권력 앞에서는 당당하고 국민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한 조 원장은 "권력 앞에서는 한없이 굽신거린 적이 있었고, 국민 앞에서는 오만하게 군림하려고 했던 것이 지난 법무·검찰의 오욕의 역사였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그러면서 "이제는 권력 앞에서 비굴하지 않고, 국민들 앞에서 사회적 약자의 억울한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낮은 자세로, 섬기는 자세로 업무에 임할 때 법무·검찰이 지향하는 정의와 인권의 가치가 활짝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원장은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출신이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후 국정원 감찰실장, 서울동부지검장 등 요직을 맡았다. 추 전 장관은 취임 직후 그를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했고, 지난해 8월에는 윤 전 총장의 지근거리인 대검 차장으로 앉혔다. 이를 두고 '윤석열 견제용 인사'라는 분석이 컸다. 

    조 원장은 그러나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국면에서 추 전 장관을 향해 "한 발만 물러나 달라"며 반발했고, 직무대행을 맡은 후에는 이 지검장 기소를 승인하면서 법무부·여권과 사이가 벌어졌다. 

    법무부는 지난 4일 검사장 인사를 내면서 조 원장을 법무연수원장으로 이동시켰다. 법무연수원장은 고검장급이지만, 비수사 보직으로 검찰 내에서는 한직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