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사청문회 때는 윤석열 칭찬… 송영길 "나는 지도부 아니었다" 발 빼기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을 배신하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윤 전 총장이 잠행을 끝내고 공식 행보를 시작하자, 여권에서 견제구 날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송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사법연수원 18기였는데, 23기인 윤 전 총장이 5기를 뛰어서 파격적으로 승진해 문 대통령에게 '발탁 은혜'를 입었다"며 "이회창 씨 경우에도 김영삼정부에 의해 감사원장과 총리로 발탁됐지만 배신하고 나와서 대통령이 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말처럼 검찰총장을 했던 인사가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한 송 대표는 "검사는 사람을 잡아 넣는 일 아닌가. 그런 일로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 대통령이 되시겠다?"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그러나 김 전 비대위원장은 최근 해당 발언이 "윤 전 총장을 겨냥해서 얘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송영길 "민주당 尹 칭찬 맞지만 난 반대해"

    송 대표는 '인사청문회 때 윤 전 총장을 뜨겁게 칭찬했던 것은 여당 아니냐'는 지적에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제 변명은 제가 당 지도부가 아니었다. 저는 임명 때부터 반대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관련 파일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검증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특수부 검사의 역할을 비꼬면서 문 대통령이 윤 전 총장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것은 잘못된 인사라는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특수부 검사는 균형감각이 없다. 자기가 인지해서 수사권·기소권을 가지고 옭아매고 좌표 찍고 만들어 가는 수사를 하기 때문에 객관성이 부족하다"며 "그런 분이 검찰총장이 되는 것은 균형감각을 갖기 어렵고, 더구나 국가를 이끄는 대통령이 되는 것은 여러 가지로 검증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을 '보험 불완전판매'에 비유하기도 했다. 불완전판매란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상품의 운용방법·위험도·손실가능성 등 필수사항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보험상품을 팔 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보험을 팔면 사기죄로, 나중에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 송 대표는 "대통령은 취소하기도 어려운데 미리미리 불완전판매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자신의 상품을 설명해 줘야 하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등판을 촉구했다.

    송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전날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友堂)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는 등 잠행을 끝내고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야권 주자 깎아내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野 "배신? 검찰총장 자리 정치적 판단했다는 자백"

    야권은 '윤석열 죽이기'에 몰두했던 정부·여당이 이제 와서 발탁 은혜를 운운하는 것은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송 대표 발언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을 발탁한 문 대통령에게 '충성 맹세'라도 원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배신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을 요하는 검찰총장 자리를 정치적으로 판단했었다고 자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부대변인은 "문재인정부야말로 국민이 대통령으로 뽑아준 발탁 은혜를 잊고 국민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다"며 "국민의 인내심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