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지난 7일 췌장암 말기 투병 끝 숨져황선홍 "선수, 지도자, 인간으로서 유상철은 최고였다"
  • ▲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가 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 전 감독은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 오던 중 7일 별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가 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 전 감독은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 오던 중 7일 별세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월드컵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으로 투병하다 병상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50세.

    2019년 11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도 끝까지 벤치를 지키며 팀의 2부 리그 강등을 막아냈던 그는 "다시 돌아오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7일 오후 7시 20분쯤 숨을 거뒀다.

    지난해 12월 팀에 사의를 표명하고 치료에만 전념했던 유 전 감독은 올해 초 암세포가 뇌쪽으로 전이되면서 병세가 악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감독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함께 썼던 멤버들이 한달음에 빈소로 달려왔다.

    황선홍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을 필두로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이천수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현영민 해설위원 등이 차례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를 찾았다.

    자정이 다 된 시각, 유 전 감독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다시 모인 역전의 용사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선홍 전 감독은 "많이 믿고 따르고 그랬는데 미안하다. 잘 챙겨주지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의 건국대 선배이기도 한 황 전 감독은 "젊은 나이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좋은 데 가서 편안히 있었으면 좋겠다"며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인간으로서 유상철은 최고 아니었나. 정말 좋은 후배, 좋은 사람을 잃었다.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애도했다.

    최용수 전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서로 경쟁도 하면서 축구를 통해 국가대표까지 뽑히고 많은 우정을 나눴고 추억도 많았다"며 "설마 설마 했는데 이런 현실과 마주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해줘야 할 몫이 많은 친구인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친구로서 더 잘해줬으면 하는 후회가 많이 든다"며 "너무 하고 싶은데 못해 본 게 많을 거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원 없이, 맘 편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고인의 건국대 후배인 현영민 해설위원은 "언제나 다정다감하고 후배들을 잘 챙기는 선배였다"면서 "작년에 뵀을 때 건강하셔서 희망적이었는데 너무 갑작스럽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으신데…"라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밖에 김도훈 전 울산 현대 감독,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 성남FC 골키퍼 김영광 등 고인과 그라운드를 함께 누빈 많은 동료 선·후배들이 찾아와 고민의 넋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훈련을 위해 거제시에 머물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스포츠조선을 통해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안타까움이 클 것이다. 유 감독의 아이들이 부디 '아버지가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아주 훌륭한 일을 해낸 사람'이란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상철아, 그동안 고통도 심했고, 항암치료도 정말 힘들었을 텐데, 이젠 편히 쉬면서 하늘나라에서 우리 한국축구 잘될 수 있도록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는 추모사를 전했다.

    홍 감독은 8일 오후 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고(故) 유상철 전 감독은 울산 현대, 요코하마 마리노스, 가시와 레이솔 등을 거쳐 2006년 울산에서 은퇴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국가대표 선수로 맹활약하며 4강 신화를 달성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 발인은 9일 오전 8시, 장지는 충주시 앙성면 진달래메모리얼파크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