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김오수' 취임, 검찰 물갈이 되면 권력수사 어려워오인서, 윤석열-이성윤과 연수원 동기… 고흥 인천지검장도 사의
  • ▲ 31일 사의를 표명한 오인서 수원고검장. ⓒ뉴시스
    ▲ 31일 사의를 표명한 오인서 수원고검장. ⓒ뉴시스
    조상철 서울고검장에 이어 오인서 수원고검장과 고흥 인천지검장이 연달아 사의를 표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인사 적체'를 이유로 기수 역전이 예상되는 인사를 예고한 검찰의 반발이 고위 검사들의 줄사표로 나타나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인서 수원고검장(55·사법연수원23기)과 고흥 인천지검장(51·24기)이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오인서 "책임감 있게 일해 온 동료와 후배에게 경의"

    고검장급에선 지난 28일 조상철 서울고검장 이어 오 고검장이 두 번째다. 오 고검장은 이날 "금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자리를 정리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신을 지키며 책임감 있게 일해온 대다수 동료와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물러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오 고검장은 지난 3월부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지휘해왔다. 그 전까지 수사를 지휘하던 문홍성 수원지검장이 2019년 3월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해당 사건에 연루되면서 직무 회피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오 고검장은 김 전 차관 사건을 정치적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있게 처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날 사의를 표명한 고 지검장은 "떠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고 지검장 역시 법무부의 검찰 인사에 반발해 사표를 낸 것이라고 생각 중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박범계 법무부 표 검찰 인사가 고 지검장의 사퇴 배경으로 보인다"며 "오 고검장과 고 지검장 외에도 인사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사퇴하는 인물이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고 지검장은 경기 수원 출신으로 1998년 부산지검 검사로 임용됐다. 이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공안기획관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서울고검 차장검사 △울산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고검장 및 검사장급 공석은 오 고검장과 고 지검장이 사퇴해 11자리로 늘어났다. 서울고검장과 수원고검장 대구고검장 인천지검장 법무부 차관  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 고검 차장 5석 법무연구원 기획부장 등이다.

    한편 오 고검장의 사의 표명에는 법무부의 인사 정책에 대한 반발 외의 다른 이유가 포함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검찰청이 김 전 차관 사건에 연루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기소 판단을 미루는 것에 대한 항의가 담겼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은 지난 13일 이 비서관을 기소하겠다고 대검에 결재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검은 2주 넘게 결정을 미루고 있다.